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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162

소설, white tiger 16

자연사랑/어린이 사랑    영란과 권철권이 빠른 걸음으로 차도를 건널 때 가로수 옆에 서 있던 한 청년이 두 사람을 유심히 살폈다. 청년의 손엔 무전기가 들려있었다. “곧바로 들어갑시다.” 권철권이 앞섰고 영란이 뒤를 따랐다.그때 두 사람을 지켜본 청년이 무전기를 켰다.  오락실 안은 50여 대의 오락기가 다섯줄로 설치되어 있었고,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귀가 아플 정도로 시끄러웠다. 권 철권과 정 영란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곤 양쪽으로 흩어져 사람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오락에 빠진 사람들은 그들이 다가가 살펴도 흘끗 쳐다볼 뿐 신경도 쓰지 않았다. 종업원들 역시 두 사람에겐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권철권이 다섯 번째 줄을 조사하기 위해 돌아섰을 때였다. 나란히 구석에 앉았던 두 사나이가 급히 일어나 뒤쪽으..

소설, white tiger 15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희망입니다.   특별한 사건 없이 열흘이 지나갔다.대지를 훅훅 달궜던 땡볕의 열기도 9월이 들어서면서 제풀에 꺾였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것이 가을이 다가왔음을 몸이 먼저 느꼈다. 머지않아 아름답게 물든 단풍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밤 10시경, 야자시간을 마친 대한고등학교 수험생들이 교문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삼삼오오 몰려나오는 학생들 중에 김 선화도 끼어 있었다.  교문에서 10미터쯤 떨어진 가로등 옆, 승용차 한 대가 시동이 걸린 채 정차해 있었고 남학생들 몇 명이 차 앞에서 장난을 치고 있었다. 염상철과 그 친구들이었다.  “상철아! 저기...”“야, 너희들은 그만 가라!”“간다. 잘해봐라!” 친구들을 쫓아 보낸 상철은 선화가 가까이 오기를 기다렸다. 선화는 평상시처..

소설, white tiger 12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희망입니다. 흰여로 3장 : 여검사를 만나다.  벌써 팔월 중순이 훌쩍 넘었다. 무덥던 여름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민혁은 한 달여 만에 금정산에 다시 올랐다. 밤이었지만 열대야현상으로 날씨는 무더웠다. 하늘엔 반달이 떠 있었고 별들은 더위를 먹은 듯 생기를 잃은 빛으로 깜박거렸다. 나무들도 후끈한 바람에 맥없이 팔만 흔들어댔다. 그동안 민혁은 집과 학교생활에 충실 하느라 암동을 찾질 못했다. 여름방학임에도 한 번씩 학교에 나갔고, 시간이 허락하면 중앙동과 서면을 배회했다. 아버지를 비명횡사하게 만든 범인을 응징할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렇다고 힘으로 범인을 응징할 수는 없었다. 능력으로 친다면 범인을 응징할 충분한 능력은 되었다. 하지만 범인이 무혐의로 풀려난 사건이라..

소설, white tiger 11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미래입니다.  패랭이 꽃 두 시간 후였다. 민혁이와 할아버지는 바위 앞에 마주 서 있었다. 바위 위엔 백의와 한 켤레의 신발이 놓여있었다. “민혁아! 이 세상에 한 벌뿐인 귀한 옷이다. 천잠사(天蠶絲)로 짠 옷으로서 수화(水火)가 불침(不侵)한다. 네 몸엔 잘 맞을 것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항시 그 옷을 입고 다녀라!”“예, 할아버지! 그리고 고맙습니다.” 그동안 민혁은 발가벗고 살았었다.그런 민혁의 신체적 조건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보다 월등히 좋아져 있었다. 키는 10센티나 더 자라 180센티쯤 되었고 몸의 골격은 튼튼해 졌다. 몸매 역시 골격에 맞게 아주 멋져졌다. 귀를 덮은 더벅머리만 손질한다면 어디를 가든 멋진 청년이란 소리를 듣게 될 것이었다. “할아버지! 이런 일도..

소설, white tiger 10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희망입니다. 석류  민혁은 돌기둥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에 잠겨있었다. ‘할아버지는 정말 대단하신 분이시다. 할아버지! 저 민혁이는 할아버지를 통해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아직은 할아버지 말씀을 전부 이해는 못합니다. 그렇지만 불의를 응징하고 정의를 위해 살라는 말씀으로 받아드리겠습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가르쳐준 무공은 거의 다 배운 것 같습니다. 내일은 할아버지와 약속한 대로 시범을 보이겠습니다. 히히’민혁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히죽거렸다. ‘천무법은 정말 대단해... 대성을 이루려면 몇 년이 더 걸릴지도 모른다. 아니야, 그 끝이 없을 거야,’ 민혁은 천무법의 첫 구결대로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리곤 숨을 멈춘 채 갈무리되었던 내공을 온 몸의 혈로 흘려보냈다. 그러자 ..

소설, white tiger 7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미래입니다.  야생화(전동싸리 꽃) 2장 : 꿈은 현실이었다.  밤 11시경,어둠이 짙게 깔린 금정산 고당봉을 홀로 오르는 이가 있었다.바로 민혁이었다.꿈인지 생시인지 아직도 헷갈리는 100일 동안의 암동생활을 되돌아보기 위해서였다.아니, 할아버지의 초상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올라왔다는 것이 맞을 것이었다. 철구의 말대로 황당한 사건이 범어사에서 벌어졌었다. 그 사건은 산신각에 모셔졌던 탱화속의 산신령이 어느 날 감쪽같이 사라졌다가 100일 만에 다시 나타난 사건이었다. 산신령이 사라졌던 시기는 공교롭게도 민혁이 암동에서 수련을 받는 동안이었고, 다시 나타난 시기는 민혁이 수련을 마치고 할아버지와 헤어진 날과 일치했다. 사실은 범어사에서 확인한 결과 산신각에 모셔져 있는 탱화..

소설, white tiger 6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미래입니다. 야생화(현호색 꽃)  “민혁아! 괜찮겠니?”“저 새끼, 많이 늘었더라! 조심해라!”철구와 옆에 선 두 학생이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별일 없을 테니, 구경이나 잘 해라!”민혁은 신발을 벗곤 천천히 중앙으로 걸어 나갔다. ‘새끼, 오늘 죽어봐라!’호명과 동시 먼저 나선 상철이 민혁을 노려봤다. ‘옛날보다는 뭔가 틀려 보이긴 하는데...? 음...’민혁은 상철의 몸에서 상극인 사기를 느꼈다. 사기의 정체가 뭔지 간파하기 위해 몸을 훑어 봤지만 어떤 부류의 사기인지 알아내지 못했다. “오늘 두 사람의 대련은 무사도 정신에 입각해 정정당당하게 치러질 것이다. 보호 장구도 착용하지 않고 벌이는 대련이니 만큼 다칠 수도 있음을 명심하라! 나는 두 사람이 정정당당하게 자신들의 실..

소설, white tiger 5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희망입니다. (백합) 초읍에 있는 한 고급주택, 2층 창문이 열리며 분홍색 커튼이 걷혔다. 이어서 나타난 얼굴은 약간 수척해 보이는 선화의 얼굴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선화는 겨울에나 입었을 법한 코트를 입고 있었고, 눈이 부신지 눈을 찡그렸다. “이젠 학교를 가야지, 헌데 누굴까 그 남잔? 정의에 사나이, 어디서 많이 본 얼굴 같았는데...?” “선화야! 뭐하니?”소리도 없이 방문이 열리며 40대 후반의 여인이 들어섰다. “엄만! 노크도 없이...”놀란 듯 몸을 움츠린 선화가 여인을 향해 소리쳤다. “미안하다. 그런데 아직도 그 옷을 벗지 않았구나? 이젠 벗을 때도 되었지 않느냐, 불쌍한 것,”“엄마는...”“선화야! 이리와 앉아봐,”침대에 걸터앉으며 옆자릴 토닥거리는 여인..

소설, white tiger 4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미래입니다.   새벽 4시 30분 경,민혁은 정신없이 달려 사상구 주례동에 있는 대성아파트 7동 앞에 다다랐다. 대성아파트는 서민아파트로서 5층짜리 10동으로 되어 있었고 민혁의 집은 5층인 7동 105호였다. 사실은 꿈속에서의 약속도 약속이기에 민혁은 편지 한 통만 달랑 써놓고 집을 나왔다가 100일 만에 돌아온 것이다.  어쨌거나 경비실 아저씨는 끄덕끄덕 조느라 민혁이가 들어가는 것도 못 봤고, 우유배달 아주머니는 자신의 일에 열중하느라 지나가는 민혁에겐 신경도 쓰지 않았다.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는 5층을 올려다보려니 자식 걱정으로 맘 고생하셨을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을까, 민혁의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아마도 불을 밝혀둔 것은 엄마가 아들인 민혁이 돌아올 것을 생각해 밤새 불을..

소설, white tiger 3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희망입니다.    민혁은 할아버지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하늘에 세 번 절하고 고당봉을 내려왔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일이 터졌다. 집으로 가는 지름길인 어린이대공원 앞을 지나치고 있었을 때였다. 난데없이 여인의 자지러지는 비명소리가 공원 옆 주택가에서 들려왔다. 평상시 같았으면 들을 수도 없었을 작은 비명소리였다. 강도야! 사람 살려요. “무슨 일이지...”민혁은 지체 없이 소리가 난 쪽으로 달려갔다. “분명, 이 집에서 소리가...”큰 저택 앞에 멈춘 민혁은 굳게 닫힌 대문을 바라봤다.집 안은 조용했다. 원래 이곳 주택가는 다른 곳과는 달리 방범시스템이 잘 되어있는 곳이었다. 방범초소도 여러 곳에 세워져 있었고 방범대원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잠을 자는지 방범대원들의 그림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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