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듬직한 남자 2011. 10. 12.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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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미래입니다.

 

야생화(현호색 꽃)

 

 

“민혁아! 괜찮겠니?”

“저 새끼, 많이 늘었더라! 조심해라!”

철구와 옆에 선 두 학생이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별일 없을 테니, 구경이나 잘 해라!”

민혁은 신발을 벗곤 천천히 중앙으로 걸어 나갔다.

 

‘새끼, 오늘 죽어봐라!’

호명과 동시 먼저 나선 상철이 민혁을 노려봤다.

 

‘옛날보다는 뭔가 틀려 보이긴 하는데...? 음...’

민혁은 상철의 몸에서 상극인 사기를 느꼈다.

사기의 정체가 뭔지 간파하기 위해 몸을 훑어 봤지만 어떤 부류의 사기인지 알아내지 못했다.

 

“오늘 두 사람의 대련은 무사도 정신에 입각해 정정당당하게 치러질 것이다. 보호 장구도 착용하지 않고 벌이는 대련이니 만큼 다칠 수도 있음을 명심하라! 나는 두 사람이 정정당당하게 자신들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길 바란다. 이상!”

 

사범의 훈시에도 불구하고 태권도 부원들은 민혁을 쳐다보며 야유의 눈빛을 보냈다.

반면 철구와 두 학생은 불안한 표정으로 민혁을 쳐다봤다.

 

‘상철이가 된통 당했다는 말이 사실인 모양이군. 자식이 작심을 했어, 민혁이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이거 괜히 욕 듣는 것 아냐...?’

 

사범은 은근히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사실 사범은 상철이가 부탁해서 대련을 허락은 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음이었다. 그렇다고 체육관에서 대련을 벌이겠다는 상철의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동안 상철의 부모에게 촌지라며 슬쩍슬쩍 받아먹은 액수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범은 자신들이 좋아서 대련을 벌이는 것이니, 적당한 선에서 대련을 제지하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민혁이 이 새끼! 몇 배로 갚아주마!’

상철은 이빨을 갈았다.

 

‘자식이 작심을 한 모양인데, 오늘 선생님과 애들 앞에서 창피 좀 당해봐라! 아냐, 나를 내세워선 안 된다. 그래도 자식이 특별수련을 했다니까, 적당히, 느긋하게 대하자!’

민혁이 철구와 친구들을 돌아보곤 눈을 찡긋거렸다.

걱정 말라는 신호였다.

 

“두 사람, 마주 선다. 대련은 한사람이 기절하거나 항복할 때까지다. 지금이라도 기권할 사람은 나서라!”

“이의 없습니다.”

민혁은 자신도 모르게 큰소리로 대답했다.

 

“흥- 저도 이의 없습니다.”

상철이 코웃음을 흘리곤 더 큰 소리로 대답했다.

 

“이의가 없단 말이지, 좋다. 차렷! 대련 시작!”

“......”

 

사범은 민혁이 기권하기를 은근히 바랐다.

그렇지만 민혁의 당당함에 눈살을 찌푸리고 말았다.

 

휙- 휘휙--

 

사범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상철이 몸을 날렸다.

상철은 1미터쯤 날아오르며 이단 옆차기로 민혁의 면상을 공격했다.

방심을 틈탄 공격이라 영락없이 민혁이 당할 판이다.

그러나 상철의 옆차기는 아슬아슬하게 민혁의 귀를 스쳐 지나갔다.

 

‘비겁한 놈! 아무리 날뛰어도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

상체만 살짝 틀어 피한 민혁이 비웃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야! 그 미소, 비웃는 거냐?”

재차 공격 자세를 취한 상철의 눈에 불꽃이 튀었다.

 

“그것도 공격이냐? 애들 장난도 아니고...”

“뭐라고 새끼야! 얏--”

 

휙- 휙- 휘휙-

 

상철의 연속적인 발차기는 빠르기도 했지만 위력적이었다. 민혁이 할아버지를 만나기 전이었다면 상철의 발차기에 당하고 말았을 것이다. 민혁은 발을 갈지자로 끌듯이 움직이며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피했다. 사정권에서 불과 5센티 정도의 간격이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본 사범이나 학생들은 상철이 사정을 봐준 것인가 착각하고 있었다. 그만큼 민혁의 동작은 느려 보였다.

 

“어어- 이 새끼 봐라! 이얍--”

 

휙- 휙-

 

주먹을 재차 틀어쥔 상철이 민혁의 면상을 향해 정권을 날렸다.

벽돌이라도 박살이 날 것처럼 힘이 실린 공격이었다.

 

탁- 탁-

정권을 가볍게 쳐낸 민혁이 두 걸음 우측으로 물러섰다.

 

‘아니 이 새끼가, 그렇다면 이번엔...’

상철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민혁을 노려봤다.

 

‘이쯤해서 놈을 제압할까, 아니야, 놈이 특별히 배웠다는 무술이 뭔지는 알아보고 제압을...’

민혁은 상철의 몸에서 느껴지는 사기가 특별히 배웠다는 무술 때문에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너, 이 새끼! 제법이다. 그렇지만 이번엔 어림없다.”

“주둥이만 살았구나! 얼마든지 덤벼라!”

“좋지, 그럼 간다. 이-야얍!”

 

상철은 몇 차례의 공격이 무산되자 울화가 터졌다. 태권도 7단인 사범도 자신의 공격이었다면 피하지 못하고 당했을 것이었다. 그런데 민혁은 너무도 쉽게 공격을 피했고 막아냈다. 상철 자신으로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점차 불안해지기 시작한 상철은 특별수련을 통해 배운 무술을 최대한 발휘하기로 작심했다.

 

잠시 생각을 정리한 상철이 기합과 동시 선 자리에서 몸을 회전시켰다. 몸이 한 바퀴 돌았나 싶었는데 공중으로 도약해 오르고 있었다. 아니 도약한 순간, 앞차기에서 옆차기로 공격해왔다. 불과 2미터 거리였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전광석화처럼 빠른 공격에 민혁은 두 걸음이나 물러서야만 했다. 이때다 여긴 상철은 더욱 맹렬히 공격했다.

 

‘어디 이번에도 막아내나 두고 보자.’

 

휙휙--

탁-탁--

 

상철은 한 번씩 몸을 회전시키며 변칙적으로 공격했다. 그 빠르기가 전보다 두 배는 빨랐다. 민혁은 여유 있게 피할 수 있었지만 발차기와 날아든 주먹을 팔로 막으며 좌우로 피했다. 팔에 가해진 위력은 정말이지 대단했다. 하지만 그 순간 몸에서 일으킨 탄력적인 반응에 민혁은 스스로 놀랐다.

 

‘음, 몸이 거부반응을 일으킬 정도로 사기가 느껴지다니...’

민혁은 상철을 노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휙-휙--

스슥-슥--

아! 어!

 

잠깐 멈칫거린 민혁을 향해 상철이 재차 몸을 날렸다. 발차기와 날아드는 주먹이 얼마나 위력적이고 빠른지 지켜보는 사람들이 탄성을 질렀다. 그렇지만 민혁은 발을 끌듯 느릿한 동작으로 상철의 발차기와 날아든 주먹을 슬쩍슬쩍 피해냈다. 이를 지켜보는 사범과 학생들은 두 사람의 기막힌 몸놀림에 거듭거듭 감탄했다. 그들은 몇 배의 향상된 실력으로 번개처럼 공격하는 상철을 다시 봐야했고, 한 대만 맞아도 박살날 것 같은 공격을 멋지게 피해내는 민혁이 놀라울 뿐이었다.

“......”

 

휘휙--

스슥--

 

상철은 공격이 계속 무위로 돌아가자 울화통이 터지다 못해 꼭지가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한차례 심호흡을 한 상철은 젖 먹던 힘까지 끌어올려 번개처럼 돌려차기를 시도했다. 그 순간이었다. 어떤 결심을 했는지 민혁이 미끄러지듯 상철 앞으로 바짝 다가서는 것이 보였다.

 

퍽!

민혁의 주먹이 상철의 턱에 작열했다.

 

크윽!

쿵--

 

사범과 학생들은 상철의 위력적인 돌려차기에 여지없이 민혁이 당했다고 생각했다.

헌데 그 순간이었다.

퍽 소리에 이어 상철의 입에서 괴로운 신음이 터졌고, 상철은 보기 좋게 대자로 나가떨어졌다.

 

“아니...?”

“아-- 세상에 이럴 수가...?”

사범과 학생들의 입에서 기성이 절로 흘러 나왔다.

눈빛 또한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이었다.

 

“강 민혁! 대단했다. 오늘 대련은 강 민혁 승!”

사범이 큰소리로 민혁의 승리를 외쳤다.

 

“민혁아! 최고다.”

“박수, 박수--”

짝짝짝-- 짝짝짝---

철구와 한 학생이 환호하며 박수를 치자, 다른 학생들도 일제히 박수를 쳐댔다.

그럼에도 그들의 눈빛은 실감이 안 간다는 눈빛이었다.

 

“철구야! 그만 돌아가자. 선생님!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강 민혁!”

“예 선생님!”

“너와 면담을 했으면 좋겠다. 내일 점심때 사무실로 와라!”

“알겠습니다. 그럼...”

“야, 너희들! 열심히 연습들 해라!”

 

민혁은 체육관을 나서며 학생들에게 손을 들어 보였다.

사실 통쾌한 승리였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는 승리였다.

 

 

“민혁아! 너 이런 얘기 들어봤냐?”

“무슨 얘긴데...”

“세상에 말이다. 범어사에 있는 산신각에 거 뭐냐, 호랑이와 함께 있는 산신령 탱화 있지, 그 탱화 속에 산신령이 사라졌다가 백일 만에 다시 돌아왔다는 거야, 그림 속의 인물이 사라졌다가 돌아왔다는 것이 말이나 되냐? 뉴스에도 나오고 난리들도 아니었지, 지금은 길조라고 산신각에 사람들이 미어터진다고 하더라! 너라면 그 얘길 믿겠냐?”

 

별안간 뚱딴지같은 소릴 철구 해댔다.

철구의 산신령 얘기에 민혁은 뭔가 강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사실이니까, 사람들이 찾아가겠지...”

“그래 맞아, 요즘엔 그림속의 인물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다는 얘기도 있더라, 아마도 산신령 얘기니까, 사실이겠지,”

호섭의 대답에 민혁도 맞장구를 쳤다.

 

“야, 너까지 날 놀리기냐!”

“그게 아니라, 가서 확인해 보면 되지 뭘 어렵게 생각을 하냐! 아예 내일 나하고 같이 가보자, 절엔 가봤어도 산신각에는 한 번도 안 들어가 봤거든,”

“좋다. 그럼 내일 오후에 가는 거다.”

“민혁아, 우린 못 간다.”

“짜식들, 보충수업 안하면 어디가 덧 나냐?”

“철구야, 우리 둘이 가면 되잖아, 너희들한텐 갔다 와서 자세히 얘기해 줄게...”

“......”

 

그날 민혁은 철구와 범어사에 가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계속

 

 

 

^(^,

어떤 일이든 즐거운 맘이면 

하는 일이 재미가 있다.

 

야생화(주름잎 꽃)

 

^(^,

자연사랑은

어린이들의 미래이자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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