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듬직한 남자 2011. 10. 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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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랑은 어린이들 희망입니다. 

 

 

 

민혁은 할아버지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하늘에 세 번 절하고 고당봉을 내려왔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일이 터졌다. 집으로 가는 지름길인 어린이대공원 앞을 지나치고 있었을 때였다. 난데없이 여인의 자지러지는 비명소리가 공원 옆 주택가에서 들려왔다. 평상시 같았으면 들을 수도 없었을 작은 비명소리였다.

 

강도야! 사람 살려요.

 

“무슨 일이지...”

민혁은 지체 없이 소리가 난 쪽으로 달려갔다.

 

“분명, 이 집에서 소리가...”

큰 저택 앞에 멈춘 민혁은 굳게 닫힌 대문을 바라봤다.

집 안은 조용했다.

 

원래 이곳 주택가는 다른 곳과는 달리 방범시스템이 잘 되어있는 곳이었다. 방범초소도 여러 곳에 세워져 있었고 방범대원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잠을 자는지 방범대원들의 그림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잠시 좌우를 살핀 민혁은 대문으로 다가가 틈새로 집안을 들여다봤다. 잔디가 깔린 정원을 지나 현관이 보였다. 현관은 닫힌 채 이상이 없어 보였고, 안에선 아무런 기척도 들려나오지 않았다.

 

“잘못 들었을 리가 없는데, 어,”

민혁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층을 올려다 본 때였다. 캄캄했던 이층에 불이 밝혀졌고 검은 그림자가 창가에 어른거렸다. 그 순간, 민혁은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고 그 느낌은 섬뜩하고 기분까지 더러운 느낌이었다.

 

민혁은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을 날렸다. 담은 2미터 높이였으나 가뿐하게 뛰어 넘었다. 빠르게 날아올랐다가 유연한 몸동작으로 정원에 가뿐하게 내려선 민혁은 너무 신기해 잠시 멍했다. 정말로 2미터 높이의 담을 뛰어 넘은 건지 실감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실제 상황이다. 정신 차리자.’

민혁은 빠르게 이층 베란다 높이를 계산했다. 저택이라 그런지 베란다까지 적어도 5미터 높이는 되었다. 사실 민혁은 겁이 났다. 그동안 고된 수련을 받긴 받았지만, 그때는 느끼지도 못했던 공포심까지 엄습했다.

 

‘제길, 이 정도에 주눅이 들다니, 난 할 수 있다.’

잠깐 주춤거린 민혁은 용기를 내어 바닥을 박차고 도약했다.

 

슈욱--

용수철에 퉁겨 올라가듯 몸이 베란다 창문으로 날아갔다.

 

‘어-어--’

와장창-쨍그렁--

기성(奇聲)을 발했을 땐 이미 창문 깨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 후였고, 결국 창문을 박차고 방안으로 뛰어든 꼴이었다.

 

수련할 땐 문제가 없었는데 실제 상황이라 힘 조절을 못한 탓이었다. 어쨌거나 민혁이 방안으로 뛰어들었을 때의 방안 정경은 이러했다. 두 명의 복면강도가 여인을 겁탈하기 위해 올라타려는 순간이었다. 두 사나이는 얼마나 놀랐던지 하던 동작을 멈춘 채 멍하게 불시에 뛰어든 민혁을 쳐다봤다. 잠시 그렇게 서 있던 사나이들이 정신이 들었는지 다짜고짜 욕설을 해대며 나섰다.

 

“뭐야!”

“아니 저 새낀...”

두 사나이는 잡아먹을 듯 민혁을 노려봤다.

별것도 아닌 놈이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으-음-음-”

침대에 묶인 전라의 여인은 몸을 비비 틀며 연방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넌 뭐야! 새꺄!”

이번엔 강도들이 눈에 불을 켜곤 옆에 놔뒀던 칼을 집어 들었다.

위기를 느낀 민혁은 더 이상 상황을 살필 겨를도 없었다.

강도들이 칼을 집어든 순간에 번개처럼 몸을 날렸다.

 

퍽! 퍽!

“윽! 커억!”

 

사실이지 강도들은 희끄무레한 그림자만 봤을 뿐이었다. 민혁은 몸을 날림과 동시 강도들의 턱과 복부를 사정없이 가격했다. 강도들은 괴로운 신음을 흘리며 벌러덩 자빠졌다. 사망은 아니고 기절한 것이었다. 백일동안 뼈를 깎는 고통의 수련을 통해 키웠던 능력이 발휘된 순간이었다.

 

 

민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침대로 다가갔다. 침대엔 20세쯤 된 아가씨가 발가벗긴 채 부끄러운 자세로 누워있었다. 아가씨의 입엔 테이프가 붙여져 있었고 손은 침대모서리에 결박이 지어져 있었다. 민혁은 어쩔 수 없이 여인의 알몸과 은밀한 곳을 보고야 말았다. 민망한 상황이었지만 민혁은 아가씨를 이불로 덮고 손에 감긴 결박을 풀었다.

 

삐그덕 뚜벅-

그때 이층으로 올라오는 발자국소리가 들려왔다.

수련을 받기 전이었다면 듣지도 못했을 소리였다.

 

“쉿--”

“......”

“야, 무슨 일이냐?”

컥!

걸걸한 목소리에 이어 문이 열렸다.

 

민혁이 문 앞으로 다가간 순간 문이 열렸고, 야구방망이를 꼬나든 사나이가 방으로 쑥 들어섰다. 사나이가 민혁을 봤을 땐 민혁의 정권이 사나이의 명치를 가격한 뒤였다. 사나이는 맥없이 앞으로 풀썩 거꾸러졌다.

 

겁에 질린 아가씨는 몸을 웅크린 채 사시나무 떨듯 떨고만 있었다. 민혁은 쓰러진 자들을 한 곳으로 끌어다 놓고는 놈들이 사용했던 테이프로 손과 발은 물론 한 번에 세 놈의 목을 칭칭 감아놓았다.

 

“옷을 입으십시오.”

“네···”

아가씨는 오돌오돌 떨면서도 옷은 잘도 찾아 입었다.

“내려가 봅시다. 따라와요.”

“무~서~워~요.”

“자, 손을...”

“네,”

“......”

 

민혁은 아가씨의 손을 잡고 일층으로 내려갔다. 일층은 조용했다. 커다란 거실을 지나 반쯤 열린 방문을 열었다. 부부로 보이는 50대 남녀가 잠옷 바람에 손발이 묶이고 입에 테이프가 붙여진 채 낑낑거리고 있었다. 남자는 구타를 당했는지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걱정 마세요, 따님은 무사합니다.”

민혁은 겁먹은 얼굴로 쳐다보는 부부를 일단 안심시켰다.

“두 분은 내 말이 맞으면 고개를... 놈들은 세 명입니까?”

민혁이 고개를 끄덕여 보이자 부부도 따라서 고개를 끄덕여 댔다.

“그럼 되었습니다. 놈들은 이층에 잡아 뒀습니다. 일단 두 분을 풀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내가 떠날 때까지는 소리를 치거나 신고도 하지 마십시오.”

“누구 신지...?”

손목이 풀리자 남자가 머리를 숙여 보였다.

“그게... 모르는 게 좋습니다.”

잠깐 망설였던 민혁이 방을 나섰다.

 

‘제길, 어디서 봤나 했더니 김 선화! 그런데 뭐야, 으... 다 봤잖아, 그래도 선화는 날 몰라보겠지, 그래 나라는 걸 알면 안 되지...’

방을 나서던 민혁은 그때서야 방문 옆에 서있는 아가씨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가 있었다. 의외로 아가씨는 대한고등학교 얼짱에 같은 반 친구였다. 어쨌든 그 순간에도 친구인 선화의 알몸이 떠올라 얼굴을 붉힌 민혁이었다.

 

“엄마! 아빠! 으-흑흑--”

“별일은 없는 거지, 죽일 놈들...”

“신고를 해야지요. 신고...”

“......”

 

삐앙- 삐앙- 삐앙--

호르륵- 호르륵--

주택가를 멀리 벗어났을 무렵, 경찰 사이렌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방범대원들의 호각소리도 들렸다.

 

시간은 새벽 4시를 치달리고 있었다.

도심의 숨소리는 오랫동안 천식을 앓아온 병자의 숨소리처럼 거칠다. 찌든 오염물질을 토해내려니 목이 아프기도 할 것이었다. 그리고 간간이 질서를 어지럽히는 어둠의 자식들이 고성방가(高聲放歌)로 자기 영역을 표시하는 늑대들처럼 거리를 누비고 돌아다녔다. 이상하게 민혁의 눈에는 가로등 불빛에 드러난 거리가 암울하게만 비쳐졌다.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 난, 약자의 친구가 될 것이다.”

민혁은 집을 향해 나는 듯이 달려갔다.

 

 

---계속

조언을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가는 독자가 있어야 힘이 납니다.

 

백일홍

 

자연사랑은

어린이들의 미래이자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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