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혁이 악몽 같은 비몽사몽을 경험한지 꼭 보름이 되던 날 밤이었다. 사건의 계기가 되는 비몽사몽을 또 꾸게 되었다. 이상한 꿈이긴 했으나 자칭(自稱) 산신령이요, 신선이라는 노인과 진지하게 말싸움을 벌이는 꿈이었다. 만월이 유난히 밝은 밤이었다. 금정산 고당봉은 안개가 잔잔히 깔려있었고, 민혁은 위험천만한 천길 벼랑 끝에 신선이라는 백발노인과 마주앉아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정의(正義)가 무엇인지 아느냐?’‘그걸 질문이라고 하십니까?’‘이놈아!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하거라!’‘알았어요. 거 뭐냐! 사람으로서 지켜야할 바른 도리를 뜻합니다.’‘진작 대답할 것이지, 뜸을 드리긴 못된 놈!’‘그런데 할아버진 도대체 누구십니까?’‘산신령이라 하지 않았느냐?’‘요즘 세상에 산신령이 어디 있습니까?’‘이놈이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