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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24

소설, white tiger 25

자연사랑은 아이들 희망입니다.     민혁은 아침을 먹고 침대에 앉아 사나이의 말을 곱씹으며 추리를 하고 있었고, 영선은 자리를 깔고 누워 아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영선은 어젯밤 배를 다 먹고 자라는 아들 말에 그 큰 배를 다 먹고 잤다. 그런데 이상할 정도로 몸에서 신열도 아닌 열이 심하게 났었다. 그렇다고 몸이 아픈 것은 아니었다. 무슨 놈에 땀이 그리 나는지 비 오듯 땀을 흘렸을 뿐이었다. 그렇게 땀을 흘리고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웠고, 이부자린 오줌이라도 싼 것처럼 흠뻑 젖어있었다. 쑤시던 무릎도 아프지 않자 기쁜 마음으로 밥도 하고 딸들을 출근까지 시켰다. 그런데 왜 그렇게 잠이 쏟아지는지,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날 생각에 자리를 깔고 누웠다. 하지만 막상 누우니 아들이 장하고 ..

소설, white tiger 24

자연사랑은 아이들 희망입니다.    따르릉, 따르릉...요란한 전화벨 소리에 김성원이 잠옷 바람으로 거실로 나왔다. 시간은 새벽 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 “여보세요?”‘듣기만 하시오. 오늘 밤 9시 광안리 백사장 동쪽 간이화장실 앞에서 기다리시오. 약속을 지킬 것이라 믿겠소!’찰칵,전화는 끊겼고, 김 성원은 듣기만 해도 소름이 오싹할 목소리에 부르르 몸을 떨었다. 어찌 잊을 수가 있겠는가, 백사장에서 목격한 끔찍한 살인사건을... 김성원은 신문방송을 통해서도 사건소식을 들었다. 방송에서는 끔찍하게 살해당한 피살자의 목 부위를 상세히 내보내면서 단칼에 두 사람의 숨통을 끊은 것으로 보아 범인은 고도로 수련을 받은 살인귀일 것이라고까지 떠들어댔었다. 그랬으니 직접 목격한 김성원의 심정이 어떨..

소설, white tiger 23

자연사랑은 아이들 미래입니다.    5장 : 산업스파이   민혁은 노포동역을 나와 도로변에 있는 농원들을 살피며 걸었다. 원래 노포동엔 화원보다는 농원들이 더 많았다. 민혁은 혹시 농원을 화원이라고 말한 것이 아닌가, 의문을 품고 살피고 있는 중이었다. 휘이휭~~ 서늘한 바람이 가로수로 심어진 은행나무를 흔들며 지나갔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들이 노랑나비들처럼 너풀거리며 날아올랐다가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 모습이 나비처럼 아름다웠다. 그렇게 떨어지던 은행잎 하나가 너풀거리며 민혁의 머리에 내려앉았다. 머지않아 겨울이 닥쳐올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계절의 감각을 잃어버린 듯 무관심인 민혁이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너풀거리며 날아오른 은행잎들이 납치범들 생각으로 꽉 들어찬 민혁의 머릿속에 잠깐이지만 가을의 정취..

소설, white tiger 22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미래입니다.   다음날 아침 9시경,무슨 생각을 하는지 민혁은 침대에 누워 생각에 잠겨있었다. 새벽 5시까지 노포동 일대의 화원들을 살폈지만 납치범들의 흔적은커녕 낌새도 느끼지 못한 채 돌아왔다. 분명 민혁이 들은 것은 노포동 화원이란 말이었고 절대로 잘못 들었을 리가 없었다. 혹시나 해서 외딴 집이나 산 속까지 이 잡듯 살폈었다. 그런데도 찾지 못했다는 것은 필시 도중에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가 되었다. ‘화원 이름만 알았어도, 차도 없었으니 노포동으로 가진 않은 모양인데, 그렇다면 어디로 갔을까? 나중에 다시 가보는 수밖에...’ 똑똑-노크소리에 이어 영선이 방으로 들어섰다. “아들, 피곤해도 아침은 먹어야지...”“알았어요. 그런데 엄마! 몸은 좀 어떠세요.”“봐라! 네가 갖다 준..

소설, white tiger 20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미래입니다.    부웅~ 부웅~~ 어둠이 깔린 해운대백사장,출렁거리는 파도에 간지럼을 타는지 파도가 출렁거릴 때마다 백사장이 몸을 뒤튼다. 멀리 화물선이 지나가는가, 짭짜름한 바닷바람을 타고 뱃고동소리가 들려왔다. 시간은 밤 8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해운대 비취호텔로비, 한 중년사나이가 서성거리고 있었다. 약속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김 성원이었다. 얼굴엔 불안과 긴장감이 어려 있었고, 서성거리는 발걸음도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불안해 보였다. ‘도대체 누굴까? 왜 내게 이런 일이, 돈 때문에...’ 김 성원은 들락거리는 사람들을 흘끔흘끔 살피면서도 남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까봐 마음을 안정시키려 무던히 애를 썼다. 그러나 피를 말리는 불안함은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 긴장한 표정도..

소설, white tiger 18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희망입니다.   가을비라도 내릴 모양인지,하늘은 잔뜩 흐려 별 하나 보이질 않았다. 휙-휙-휘익-- 밤 깊은 야심한 시각, 흰 물체가 사람들 발길이 닿지 않은 산속을 누비고 있었다. 한 마리 백호처럼 날렵하게 움직이는 물체는 계곡을 가로질러 내 달렸고 능선을 타 넘었다. 한 번의 동작으로 10미터씩 날아갈 땐, 긴 백영(白影)만이 시야에 들어왔다가 사라지곤 했다. 인영(人影)은 백영을 길게 남기며 가파른 능선을 계속 올라갔다. 다소 숨소리가 거칠긴 했어도 산 정상으로 오르는 속도는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정상에 다다를수록 그 빠르기가 가속도가 붙듯 더 빨라졌다. 휘리릭- 휙휙-- 대략 3분, 인영이 금정산 정상인 고당봉으로 풀풀 날아올랐다. “휴- 이제야 경공을 펼치는 데 무리가 없다..

소설, white tiger 17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희망입니다.    4장 : 납치와 살인사건  오늘 따라 민혁은 백의를 정갈히 입은 채, 돌기둥에 올라앉아 명상 중이었다. 명상에 잠긴 민혁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함이 배여 있었다. 많은 생각을 했을 테고 어떤 결론을 얻었을 터... 그 결론에 따라 어떻게 행할 것인가를 고심하고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모습이었다. 민혁의 나이 만 19세, 앞으로 두 달 후면 20세가 된다. 젊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야무진 야망의 꿈도 마음껏 꾸고 한 번씩 객기도 부려가며 젊음을 불태울 수도 있다. 그래서 젊음이란 이름으로 한 번의 실수는 용서도 된다. 하지만 민혁에겐 다른 세계에 있는 젊은이들 얘기처럼 낯설게 느껴졌다. 세상을 논한다거나 인생에 대해 논하는 적어도 불혹(不惑)의 나이에 들어선..

소설, white tiger 16

자연사랑/어린이 사랑    영란과 권철권이 빠른 걸음으로 차도를 건널 때 가로수 옆에 서 있던 한 청년이 두 사람을 유심히 살폈다. 청년의 손엔 무전기가 들려있었다. “곧바로 들어갑시다.” 권철권이 앞섰고 영란이 뒤를 따랐다.그때 두 사람을 지켜본 청년이 무전기를 켰다.  오락실 안은 50여 대의 오락기가 다섯줄로 설치되어 있었고,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귀가 아플 정도로 시끄러웠다. 권 철권과 정 영란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곤 양쪽으로 흩어져 사람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오락에 빠진 사람들은 그들이 다가가 살펴도 흘끗 쳐다볼 뿐 신경도 쓰지 않았다. 종업원들 역시 두 사람에겐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권철권이 다섯 번째 줄을 조사하기 위해 돌아섰을 때였다. 나란히 구석에 앉았던 두 사나이가 급히 일어나 뒤쪽으..

소설, white tiger 15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희망입니다.   특별한 사건 없이 열흘이 지나갔다.대지를 훅훅 달궜던 땡볕의 열기도 9월이 들어서면서 제풀에 꺾였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것이 가을이 다가왔음을 몸이 먼저 느꼈다. 머지않아 아름답게 물든 단풍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밤 10시경, 야자시간을 마친 대한고등학교 수험생들이 교문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삼삼오오 몰려나오는 학생들 중에 김 선화도 끼어 있었다.  교문에서 10미터쯤 떨어진 가로등 옆, 승용차 한 대가 시동이 걸린 채 정차해 있었고 남학생들 몇 명이 차 앞에서 장난을 치고 있었다. 염상철과 그 친구들이었다.  “상철아! 저기...”“야, 너희들은 그만 가라!”“간다. 잘해봐라!” 친구들을 쫓아 보낸 상철은 선화가 가까이 오기를 기다렸다. 선화는 평상시처..

소설, white tiger 14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미래입니다.    밤 8시경, 민혁은 중앙동 빌딩거리에 와 있었다. 중앙동에서 제일 번화한 빌딩거리의 야경은 미관상 보기에는 좋았다. 그러나 차도를 꽉 메운 차량들의 소음은 귀가 아팠고 매연과 오염된 공기로 인해 목이 따가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파들로 부적일 시간인데도 인도는 한산했다.  언제나 겪는 일이지만 출퇴근 시간을 전후해 벌어지는 인파들의 몸싸움은 스트레스를 주고받는 전쟁과 같았다. 그런데 오늘은 예외였다. 열대야현상으로 밤낮 없이 무덥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퇴근하자마자 바닷가나 공원으로 피서를 갔기 때문이었다. 17층 건물인 대일빌딩이 한 눈에 들어왔다. 대일빌딩 입구에서 10미터쯤 떨어진 가로등 옆에 민혁은 장승처럼 서 있었다. 하나 둘 지나가는 행인들에겐 관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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