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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 8

소설, white tiger 34화

자연사랑은 아이들 미래입니다.   그 시각, 정영란은 분홍색 잠옷차림에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얼굴엔 무료하다고 쓰여 있었고, 채널도 오락프로를 틀었다가 영화를 틀었다가 계속 버튼 만 눌러 대더니 결국엔 빨간 버튼 눌렀다. “난 이게 뭐야, 연말인데 집에도 못 가고, 공 선배는 잘 지내나, 꽁생원이라 가족들과 보내겠지, 아, 그런데 그분은 전화 한번 안 하네.” 처녀히스테리가 도진 것일까, 영란은 소파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하늘거리는 잠옷이라 영란의 굴곡진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다. 넓은 집에 혼자 살자니 무료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친구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니 친구들이야 많았었지만 법대에 들어가 공부만 하다 보니 자연 친구들과 멀어졌다. 게다가 검사가 되고 나선 오히려 한 번씩 전화통화 하던..

소설, white tiger 20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미래입니다.    부웅~ 부웅~~ 어둠이 깔린 해운대백사장,출렁거리는 파도에 간지럼을 타는지 파도가 출렁거릴 때마다 백사장이 몸을 뒤튼다. 멀리 화물선이 지나가는가, 짭짜름한 바닷바람을 타고 뱃고동소리가 들려왔다. 시간은 밤 8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해운대 비취호텔로비, 한 중년사나이가 서성거리고 있었다. 약속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김 성원이었다. 얼굴엔 불안과 긴장감이 어려 있었고, 서성거리는 발걸음도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불안해 보였다. ‘도대체 누굴까? 왜 내게 이런 일이, 돈 때문에...’ 김 성원은 들락거리는 사람들을 흘끔흘끔 살피면서도 남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까봐 마음을 안정시키려 무던히 애를 썼다. 그러나 피를 말리는 불안함은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 긴장한 표정도..

소설, white tiger 18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희망입니다.   가을비라도 내릴 모양인지,하늘은 잔뜩 흐려 별 하나 보이질 않았다. 휙-휙-휘익-- 밤 깊은 야심한 시각, 흰 물체가 사람들 발길이 닿지 않은 산속을 누비고 있었다. 한 마리 백호처럼 날렵하게 움직이는 물체는 계곡을 가로질러 내 달렸고 능선을 타 넘었다. 한 번의 동작으로 10미터씩 날아갈 땐, 긴 백영(白影)만이 시야에 들어왔다가 사라지곤 했다. 인영(人影)은 백영을 길게 남기며 가파른 능선을 계속 올라갔다. 다소 숨소리가 거칠긴 했어도 산 정상으로 오르는 속도는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정상에 다다를수록 그 빠르기가 가속도가 붙듯 더 빨라졌다. 휘리릭- 휙휙-- 대략 3분, 인영이 금정산 정상인 고당봉으로 풀풀 날아올랐다. “휴- 이제야 경공을 펼치는 데 무리가 없다..

소설, white tiger 9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미래입니다. 까마중 꽃  “귀담아 듣거라! 수호자로 선택된 자에겐 두 가지 임무가 부여된다. 첫 번째, 민족혼(民族魂)의 상징인 천검(天劒)을 지키는 수호임무이다. 두 번째, 나라에 동량이 되는 것이다. 네가 천검을 수호하는 동안 악의 무리들이 날뛸 것이다. 천검을 잃는 날엔 부국강병은 물론이고 되살아나고 있는 민족정기마저도 사라질 것이다. 명심하라! 천검은 나라를 지키는 민족혼이라는 것을 말이다.” 할아버지의 준엄한 얘기가 끝났는지 고요가 밀려들었다. 그때서야 민혁의 몸도 제 색깔을 찾아갔다. ‘할아버지! 선택된 자라니요. 무슨 말씀인지 도통 이해가 안 갑니다. 천검이 민족혼이라...? 그런데 할아버지! 제 몸이 말을 듣질 않습니다. 정말 죽는 줄 알았다니까요.’ 민혁은 죽음의 문턱..

소설, white tiger 7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미래입니다.  야생화(전동싸리 꽃) 2장 : 꿈은 현실이었다.  밤 11시경,어둠이 짙게 깔린 금정산 고당봉을 홀로 오르는 이가 있었다.바로 민혁이었다.꿈인지 생시인지 아직도 헷갈리는 100일 동안의 암동생활을 되돌아보기 위해서였다.아니, 할아버지의 초상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올라왔다는 것이 맞을 것이었다. 철구의 말대로 황당한 사건이 범어사에서 벌어졌었다. 그 사건은 산신각에 모셔졌던 탱화속의 산신령이 어느 날 감쪽같이 사라졌다가 100일 만에 다시 나타난 사건이었다. 산신령이 사라졌던 시기는 공교롭게도 민혁이 암동에서 수련을 받는 동안이었고, 다시 나타난 시기는 민혁이 수련을 마치고 할아버지와 헤어진 날과 일치했다. 사실은 범어사에서 확인한 결과 산신각에 모셔져 있는 탱화..

소설, white tiger 6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미래입니다. 야생화(현호색 꽃)  “민혁아! 괜찮겠니?”“저 새끼, 많이 늘었더라! 조심해라!”철구와 옆에 선 두 학생이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별일 없을 테니, 구경이나 잘 해라!”민혁은 신발을 벗곤 천천히 중앙으로 걸어 나갔다. ‘새끼, 오늘 죽어봐라!’호명과 동시 먼저 나선 상철이 민혁을 노려봤다. ‘옛날보다는 뭔가 틀려 보이긴 하는데...? 음...’민혁은 상철의 몸에서 상극인 사기를 느꼈다. 사기의 정체가 뭔지 간파하기 위해 몸을 훑어 봤지만 어떤 부류의 사기인지 알아내지 못했다. “오늘 두 사람의 대련은 무사도 정신에 입각해 정정당당하게 치러질 것이다. 보호 장구도 착용하지 않고 벌이는 대련이니 만큼 다칠 수도 있음을 명심하라! 나는 두 사람이 정정당당하게 자신들의 실..

소설, white tiger 5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희망입니다. (백합) 초읍에 있는 한 고급주택, 2층 창문이 열리며 분홍색 커튼이 걷혔다. 이어서 나타난 얼굴은 약간 수척해 보이는 선화의 얼굴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선화는 겨울에나 입었을 법한 코트를 입고 있었고, 눈이 부신지 눈을 찡그렸다. “이젠 학교를 가야지, 헌데 누굴까 그 남잔? 정의에 사나이, 어디서 많이 본 얼굴 같았는데...?” “선화야! 뭐하니?”소리도 없이 방문이 열리며 40대 후반의 여인이 들어섰다. “엄만! 노크도 없이...”놀란 듯 몸을 움츠린 선화가 여인을 향해 소리쳤다. “미안하다. 그런데 아직도 그 옷을 벗지 않았구나? 이젠 벗을 때도 되었지 않느냐, 불쌍한 것,”“엄마는...”“선화야! 이리와 앉아봐,”침대에 걸터앉으며 옆자릴 토닥거리는 여인..

소설, white tiger 4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미래입니다.   새벽 4시 30분 경,민혁은 정신없이 달려 사상구 주례동에 있는 대성아파트 7동 앞에 다다랐다. 대성아파트는 서민아파트로서 5층짜리 10동으로 되어 있었고 민혁의 집은 5층인 7동 105호였다. 사실은 꿈속에서의 약속도 약속이기에 민혁은 편지 한 통만 달랑 써놓고 집을 나왔다가 100일 만에 돌아온 것이다.  어쨌거나 경비실 아저씨는 끄덕끄덕 조느라 민혁이가 들어가는 것도 못 봤고, 우유배달 아주머니는 자신의 일에 열중하느라 지나가는 민혁에겐 신경도 쓰지 않았다.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는 5층을 올려다보려니 자식 걱정으로 맘 고생하셨을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을까, 민혁의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아마도 불을 밝혀둔 것은 엄마가 아들인 민혁이 돌아올 것을 생각해 밤새 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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