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듬직한 남자 2011. 11. 1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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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랑/어린이 사랑

 

 

6장 : 소라와 사건들

 

 

 

 

 

12월 22일,

여기는 일본 도쿄 외곽에 있는 깊은 산중, 안개가 잔잔히 깔린 제법 평평한 구릉에 사원처럼 보이는 몇 채의 고찰(古刹)이 들어서 있었다. 산세가 험하여 도저히 사람이 들어와 살수 없을 것 같은 곳임에도 사찰이 있다는 것은 평범한 사찰은 아닐 것이다.

 

그 사찰들 중에서도 제일 오래됐을 사찰은 맨 위쪽에 위치한 사찰이다. 사찰 입구엔 무신전(武神殿)이란 현판이 걸려있었다. 사찰 주위로는 한낮임에도 불그스름한 안개가 짙게 깔려있었으며 섬뜩하게 느껴지는 무형의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산은 일본 도쿄 외곽 서북쪽에 있는 구모도리야마(雲取山)라는 산이었다.

 

구모도리야마(雲取山)는 해발(2017m)로서 남한의 최고봉인 한라산(1950m)과 지리산(1915m)보다 높다. 일본에 있는 대부분의 산들은 거칠고 험할 뿐만 아니라 맹수들이 많이 서식해 위험하다. 특히 반달곰은 사람들을 해치기도 한다니 혼자서는 산행을 삼가 해야 한다.

어쨌든 태백산이나 지리산, 소백산 등 한국의 산들은 어머니 품처럼 포근한데 반해 일본의 산들은 무서움을 느낄 정도로 거친 산이 많다. 게다가 일본엔 야생동물들이 많이 서식하는데 반해 한국엔 야생동물들이 멸종할 위기에 처했다. 이는 한국이 일제의 식민시대와 동족상잔의 아픔을 겪은 대가일 것이었다.

 

무신전 안, 들어서자마자 향내가 후각을 심하게 자극했다.

특별한 장식도 없는 긴 복도가 50미터쯤 나 있었다.

복도 양쪽으론 미닫이문으로 되어 있는 방들이 각 다섯 개씩 있었다.

방문은 꼭꼭 닫혀있었고, 복도 맞은편에 있는 방문만 반쯤 열려있었다.

 

“오늘부터 너희들은 비술을 익히게 될 것이다. 앞으로 여섯 달, 그 안에 비술을 통달하면 무사라는 칭호뿐만 아니라, 대 일본제국의 영웅이 될 임무를 부여받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약속된 기한 내에 너희들 중 누구라도 비술을 통달하지 못한다면, 그만한 대가를 단체로 치르게 될 것이다. 명심하라!”

 

방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얘기의 내용에 비해 부드럽게 들렸다. 남잔지 여잔지, 구분이 안 되는 목소리라 부드럽게 들렸던 모양이었다.

방안, 다다미가 깔린 방은 50명은 들어와 앉을 수 있는 넓은 방이었다. 방 맞은편엔 미닫이로 문이 또 있었고, 활짝 열린 문엔 대나무로 만든 발이 쳐져있었다. 그 발엔 매화와 만개한 목련꽃이 화려한 색상으로 그려져 있었다. 예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발 안쪽에 앉아있는 인물의 목소리였다.

 

“무신님, 기필코 비술을 통달하겠습니다.”

“기필코 통달하겠어요.”

“목숨을 걸겠습니다.”

 

발 앞에 무릎을 꿇고 있던 3인이 머리를 조아렸다.

3인은 20세 전후로 보였고 두 명의 청년과 한 명의 여인이었다. 그들은 검정색 닌자복을 날렵하게 차려입었고, 머리엔 무(武)자가 새겨진 머리띠를 하고 있었다. 어찌된 일일까, 청년 중에 한 청년은 안면이 있는 청년이었다. 바로 한국에서 건너간 염상철이었다.

 

염상철은 일본에 오자마자 이곳으로 왔고, 그때부터 무술을 익히기 시작했다. 원래 기초적인 무술을 우즈키로부터 배운 염상철은 수월하게 기본적인 무술을 익힐 수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하급, 중급을 거쳐 상급에 해당하는 수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로 인해 무술사범은 물론 무신까지 칭찬해 마지않았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닌자 등급으로 3등급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더라도 달포 만에 닌자 3등급에 오를 정도로 실력이 향상 되었다는 것은 염상철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을지 미루어 짐작이 되었다. 하지만 닌자 2등급 1등급을 거쳐 3급 무사에서 1급 무사가 되어야 만이 진정한 닌자 무사라 할 수 있을 것이었다.

 

발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무신이란 인물은 정통적인 음양사 복장처럼 현란한 옷에 붉은 건을 쓰고 있었다. 수염이 없는 얼굴과 드러난 손을 보면 젊은 여인의 손보다도 피부가 더 고와 보였다.

 

무신(武神), 그에 대한 신상을 자세히 아는 자는 없었다. 단지, 일본 전국시대의 히데요시를 그림자처럼 호위하던 대단한 무사의 후예로 알려졌다. 특히 무신은 무술뿐만 아니라 음양술에도 능통하고 예지(叡智)가 뛰어나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 있다고 전해지고 있었다.

 

어쨋거나 무신은 일본의 과격분자들의 우상이자, 닌자들의 우상이며 신격화 된 인물이었다. 알려지기는 100세가 훨씬 넘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30세 후반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무신의 휘하에는 고도로 수련을 받은 무사들이 100여 명, 그 밑으로 닌자들이 1만 명은 넘을 것이라 했다.

 

짝짝--

발 사이로 세 사람을 날카롭게 쳐다보던 무신이 손을 우아하게 들어 올려 박수를 쳤다. 그러자 정통복장의 아름다운 여인이 목판을 들고 사뿐사뿐 걸어왔다. 목판 위엔 세 개의 찻잔이 놓여있었으며 여인은 곧 바로 세 사람 앞에 공손히 찻잔을 내려놨다.

 

“그것은 너희들을 위해 특별히 조제한 약이다. 수련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단 숨에 마셔라!”

 

예, 예, 네,

후루룩, 후루룩, 호로록,

세 사람은 대답과 동시 차를 단숨에 마셨다.

 

“타카하시, 케이코, 염상철, 너희들은 선택된 자들로서 오늘 부로 무사수련에 들어간다. 이것을 받아라!”

 

무신의 말이 끝나자마자 공손히 무릎 꿇고 있던 여인이 세 권의 서책을 받아 세 사람 앞에 한 권씩 내려놨다. 서책 표지엔 비술(秘術)란 글자가 금박으로 새겨져 있었다.

 

“비술엔 무술, 닌자술, 음양술이 수록되어있다. 너희들 중에 먼저 출관하는 자가 수장이 될 것이다. 또한 그에 따른 보상도 받게 될 것이다. 수련방식은 따로 없다. 스스로 수련하여 대성토록 하라!”

“명심하겠습니다.”

세 사람은 머리를 조아리며 복창했다.

 

비술을 통달한 자는 감각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검술은 물론 물구나무를 서서도 산을 오르내리고, 100미터 떨어진 곳의 작은 소리와 10미터이상 거리에 있는 촛불도 불어서 끌 수가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천문관측과 요괴 퇴치는 물론이고 주술도 부릴 수가 있다고 하니, 만약 염상철이 비술을 통달하여 출관을 한다면 한국의 민혁에겐 큰 걸림돌이 될 것이 분명 했다.

 

어찌되었든 비술을 익힐 수 있게 된 세 사람은 정말이지 무신에게 선택된 자들이었다. 특히 염상철은 한국을 교란하는데 이용할 목적으로 무사시의 추천으로 이곳에 온 유일한 외국인이었다. 그러나 정작 염상철 자신은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 단지 고국에 있는 민혁을 자신의 발아래 무릎을 꿀리는 것이 염상철의 일차 목적이었다.

 

“항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라! 물러가라!”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싶은 순간, 무신은 가볍게 일어나 마치 환영처럼 안쪽으로 사라졌다.

 

타카하시(高橋), 20세로서 나이 15세에 무신에게 선택되어 들어온 청년이었다. 이미 닌자 1등급에 올라있었고 염상철과는 오늘 처음 대면하는 자리였다. 그리고 케이코(惠子 けいこ)는 여자다. 케이코 역시 20세로서 닌자 1등급에 올라있었으며 상철과도 처음 대면이었다. 케이코는 10살 때 무신이 직접 하산해 데려온 여인이었다. 케이코에게 특별한 뭔가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오늘 수련동에 들면 6개월 동안은 밖엔 나올 수가 없다. 한 번씩 무신님께서 다녀가시겠지만, 우리의 수련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염상철! 네놈만 잘해 준다면 우리 모두 무사히 출관할 수 있을 것이다. 공연히 우리까지 눈 밖에 나게 하지 말고... 명심해라!”

타카하시가 상철을 노려보며 명령하듯 말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명령조론 말하지 마십시오.”

“뭐라! 네가 지금...”

“왜들 그래요. 우린 특별히 뽑힌 한 조예요. 서로 도와야 무사히 수련동을 벗어날 수 있을 거예요. 그래야...”

“좋다. 하지만 염상철! 명심해라! 네 상관은 나란 것을 말이다. 알겠냐?”

“일단 갑시다. 간단히 준비할 것도 있고...”

“그렇게 해요. 날이 저물기 전에 떠나야 할 거예요.”

“......”

세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섰다.

 

‘그렇지, 서로 경쟁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흐흐...’

아무런 기척도 없이 안개처럼 나타난 무신이 발을 들추며 야릇한 웃음을 흘렸다.

 

‘조선이 너무 컸어, 요즘 느끼는 기운은 상극, 이참에 뿌리를 뽑아야 한다. 미련한 놈! 이번에도 실패를 한다면, 무사도정신을 일깨워줄 수밖에...’

별안간 무신의 몸에서 살기가 배인 싸늘함이 흘렀다.

 

***

 

염상철 일행이 무사수련을 위해 수련동에 들어갈 무렵, 한국의 김해국제공항이 한 눈에 들어왔다. 그때 도쿄발 대한항공이 기상악화로 40분 늦은 3시 40분에 도착했고, 손님들이 막 출구로 나오고 있었다. 대부분 관광차 일본으로 떠났던 내국인이었고 외국인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외화낭비란 말이 왜 나오는지 해외 관광객들만 봐도 짐작이 되었다.

 

무슨 환영받을 일을 했다고, 출구를 빠져나오는 내국인들을 반기는 사람들은 대부분 마중 나온 사람들이었다. 그런 와중에 낯익은 자가 두 사나이의 호위를 받으며 출구를 빠져 나왔다. 그때 기다리고 있었던 듯 우즈키란 자가 나타나 그들에게 굽실거렸다.

 

“무쯔키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즈키, 반갑다. 이 사람들하곤 나중에 인사하기로 하고 일단 가자.”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무쯔키가 두 사나이를 가리켰다.

 

무쯔키는 언뜻 봐서는 알아볼 수 없도록 머리를 짧게 깎았으며 양복에 두툼한 코트를 걸치고 있었다. 공항을 떠날 때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얼굴 혈색도 좋아졌고 몸도 완치가 된 것 같았다. 아니 더 건강해 보였다.

 

무쯔키를 호위하듯 양옆에 서 있는 사나이들은 대략 30세쯤 되어 보였고 말끔하게 정장차림이었다. 허나 눈빛은 빛이 날 정도로 예리했다. 몸에서 풍기는 기운 또한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싸늘한 것이 예사롭지가 않았다.

 

공항을 빠져나가는 검정승용차 안,

우즈키가 직접 운전을 하고 있었고 뒤에는 무쯔키가 타고 있었다.

 

“마 사장이 애를 먹었다는 얘긴 들었다. 그런데 아직도 놈이 누군지 알아내질 못했다면서...”

“죄송합니다. 백방으로 찾고 있습니다. 동영상을 보니 대단한 놈이긴 합니다.”

“그놈의 동영상도 봤지...”

무쯔키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가 펴졌다.

 

사실 무쯔키는 본국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면서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고 있었다. 백사장사건의 동영상도 받아봤다. 무쯔키로선 울화가 터졌지만 그래도 무쯔키는 무쯔키였다. 무쯔키는 침착하게 동영상을 분석하며 복수를 다짐했다.

 

“우즈키! 염 검사는 어찌 지내는가?”

“전적으로 우리 일에 협조하고 있습니다.”

“그래, 하지만 놈도 조센징이다. 항시 염두에 두도록...”

“명심하겠습니다.”

 

차가 달리는 동안 무쯔키를 호위했던 두 사나이는 일체 입을 열지 않았다.

말을 걸지 않는다면 평생 말을 하지 않을 것 같은 사나이들이었다.

 

‘정말이지 대단한 놈이었다. 허나 네 놈은 내 손에 죽는다. 네놈 때문에 실패한 것은 몇 배로 돌려준다. 아니 가져간다. 조선은 서서히 몰락할 것이다. 꼭 그렇게 될 것이다. 한반도가 들썩들썩 난리가 날게야, 빠가... 네놈부터 죽여준 뒤에...’

무쯔키는 두 눈을 질끈 감곤 지난 백사장 결투를 떠올렸다.

 

무쯔키의 입가에 음흉스런 웃음이 어렸을 때 차가 속력을 내기 시작했고 멀리 구포대교가 보였다.

 

---계속  

 

 마음이 부자면 부러울 것이 없다.

나라사랑이 크면 그 무엇도 겁날 것이 없다.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미래이자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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