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듬직한 남자 2011. 11. 12.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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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랑/어린이 사랑 

 

 

‘좌우를 돌아보지도 말고 인도로 올라가시오.’

“예,”

김성원은 핸드폰을 귀에 댄 채, 천천히 걸음을 떼었다.

‘즉시 집으로 돌아가 대기하시오. 확인 후 연락하겠소! 만약 엉터리 설계도면이라면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각오하시오.’

“그 문젠 걱정 마시오. 예, 예...”

 

김성원은 인도로 올라가자마자 걸음을 빨리 해 사라졌다.

김성원이 인도를 벗어난 순간이었다.

 

‘아주 잘됐어...’

민혁은 김성원이 자리를 뜨자 잘 됐다고 생각했다.

 

“으아- 갈 데도 없고, 제기랄 술이나 먹으러 가자!”

민혁이 기지개를 켜듯 팔을 쭉 들어 올리며 일어섰다.

 

‘저 새끼가...’

백사장으로 내려선 사나이가 다가오며 민혁을 노려봤다.

 

‘바로 네놈이었어, 우선 물건부터...’

흘끗 사나이를 훑어본 민혁이 한발 앞서 의자로 다가갔다.

“......”

 

“이게 뭐지?”

 

사나이보다는 서너 발짝 빠르게 도착한 민혁이 물건에 손을 대려는 순간이었다.

사나이가 싸늘하게 말했다.

 

“야! 물건에 손대지 마라! 내 물건이다.”

“아저씨! 먼저 본 사람이 임잡니다. 상관 마세요.”

 

민혁은 봉투를 집어 들곤 다가온 사나이를 쳐다봤다.

3미터 앞에서 우뚝 멈춰선 장발사나이는 30대로 보였고, 키 175센티에 눈이 부리부리했다.

장발만 아니라면 잘 생겼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이목구비가 뚜렷한 사나이였다.

 

“좋게 말할 때 물건을 내놓고 돌아가라!”

사나이의 눈에서 불꽃이 일 듯 안광이 번뜩였다.

“아저씨가 뭔데 나서는 거요? 나 참,”

 

민혁은 아무렇지도 않게 봉투를 잠바 안주머니에 넣었다.

단단히 챙길 필요가 있어서였다.

벌써 손을 썼어도 손을 썼을 사나이가 봉투를 챙기는 민혁을 묵묵히 지켜만 봤다.

그런 사나이의 눈에 의혹의 빛이 순간이지만 어렸다가 사라졌다.

 

‘이상하군, 살기를 느끼다니, 보통 놈이...?’

사나이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민혁의 몸에서 무형의 기운을 느꼈다.

그 기운은 자신과는 상극인 기운이었다.

 

“순순히 말을 안 듣겠단 말이군. 그럼 어쩔 수 없지...”

 

사나이는 민혁을 건달 정도로 생각했고, 죽이든 살리든 마음만 먹으면 그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막상 가까이서 민혁을 대하자 긴장하게 만드는 예사롭지 않은 기운을 느꼈다. 사나이는 단번에 처리하고 자리를 뜰 생각으로 주머니 속 암기를 만지작거렸다.

 

‘그래 선제공격도 나쁠 것은 없지, 사람을 무지막지하게 죽인 살인마, 오늘 내 손에 걸렸으니, 죄 값을 받게 될...’

 

휘이익-

“헉-”

 

민혁이 선제공격으로 사나이를 제압하려는 순간이었다. 번뜩이는 물체가 목을 스쳐 지나갔다. 그것은 표창 같은 암기였다. 민혁이 순간적으로 몸을 틀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목에 바람구멍이 났을 것이었다. 사나이는 주머니에 넣고 있던 손을 자연스럽게 꺼내면서 암기를 날렸고, 미처 예기치 못했던 민혁은 피하긴 피했지만 목에 생채기를 입고 말았던 것이다.

 

“제법이군. 얏!”

“이야얍!”

탁, 타닥, 탁탁...

휙!

휘휙, 휙! 휙!

 

암기가 실패로 돌아가자 사나이가 비호처럼 달려들었다. 예기치 못한 사나이의 행동에 민혁이 기합과 동시 대응했다. 휙휙 주먹들이 바람을 갈랐고 발길질이 허공을 갈랐다. 한 번씩 공중으로 도약하며 맞닥뜨렸지만 결정타를 날린 사람도 맞은 사람도 없었다. 그만큼 두 사람의 실력은 대단했다.

 

퍼억-

“으윽...”

 

두 사람의 몸놀림은 일반사람들은 제대로 간파하지 못할 정도로 빠른 몸놀림이었다. 그렇게 몇 차례의 공방이 이루어진 가운데 공중으로 도약했던 민혁이 공중제비로 바닥에 내려섰다. 아니 내려섰나 싶었는데 어느새 민혁의 앞차기가 퍽 소리를 내며 사나이 복부에 꽂혔다. 사나이는 서너 걸음 물러난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그때 일련의 상황을 10여 명이 구경하고 있었다. 그들은 인도 건너편에 있는 식당에서 나온 사람들인데 바닷바람을 쏘이러 나왔다가 두 사람의 결투를 목격하게 된 것이었다. 그들은 가족동반으로 외식을 나온 사람들로 보였고,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은 두 사람의 결투를 동영상으로 열심히 찍어대고 있었다.

 

‘제길, 뭔 사람들이래... 이러다가 얼굴이라도 알려지면, 암튼 놈을 제압하는 것이 급해...’

목숨이 걸린 상황임에도 구경하는 사람들을 신경 쓰는 민혁이었다.

 

사람들은 날듯이 공중으로 도약했다가 치고받으며 유려하게 발차기를 해대는 두 사람이 신기할 뿐이었다. 그들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장면들이 연출될 때마다 아, 기성을 질러대며 가까이 다가서려고 했다. 그러나 대략 20미터 반경 내로는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워낙에 싸움 수위가 강맹한 탓에 싸늘한 한기와 살기로 소름이 끼쳤기 때문이었다.

 

‘이럴 수가, 얕잡아 본 것이 실수다. 죽여 버릴 것이다.’

사나이로선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었다.

한국에 자신을 능가하는 고수가 있을 것이라곤 꿈에도 생각지 않았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천적 같은 자를 만났다는 것이 영 불길하게 느껴지는 사나이였다.

 

“자 잠깐, 넌 누구냐?”

민혁이 한발 다가서는 순간 사나이가 손을 들어 보였다.

 

“비겁한 놈! 너 같은 살인마는 나에 대해 알 자격이 없다.”

 

이얍!

촤르륵-촤락--

 

민혁이 사나이의 말을 일축하곤 손을 쓰려는 순간이었다.

무릎을 꿇고 있던 사나이가 자세그대로 민혁을 향해 양손을 뿌려댔다.

그 순간 번뜩이는 두개의 암기가 촤르륵 소리를 내며 민혁에게 날아들었다.

 

“이얍!”

이미 반격이 있을 것이란 걸 알아챈 민혁은 공중으로 도약하며 암기를 피함과 동시 오른손을 쭉 뻗어 중지를 퉁겼다.

“크윽! 으음...”

사나이는 무형으로 날아온 강력한 지공에 가슴을 정통으로 가격 당했다.

숨이 멎는 듯 신음이 절로 흘러나왔다.

“오늘 널 죽이지 않는 것은 법을 지키기 위함이다.”

 

2미터 높이로 도약했던 민혁이 유유히 내려서선 묵직하게 말했다.

그리곤 사나이에게 다가가려고 걸음을 떼었다.

헌데 두 발짝 움직인 순간 민혁의 얼굴이 갑자기 일그러졌다.

 

“윽, 팔이, 제길 독침을 맞았나? 어쩌지... 휴-휴-”

 

별안간 왼팔이 마비되며 저려오자 민혁은 독침에 맞았다는 것을 직감했다.

사나이는 암기와 독침을 동시에 날렸고, 그 중 하나가 민혁의 왼팔에 적중했던 것이다.

 

사실은 벌에 쏘이듯 따끔함을 느꼈을 뿐이었다. 그래도 다행한 것은 피부의 탄력으로 독침이 살짝 찔리기만 했을 뿐 피부를 뚫지는 못했다는 것이었다. 민혁은 즉시 독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왼팔의 맥을 짚었다.

 

“흐흐, 독침은 살 속을 파고 들어가 혈관을 따라 돌지, 이젠 네놈은 죽은 목숨이다. 해독약을 줄 테니 물건을 내놔라!”

민혁의 상태를 대번에 알아차린 사나이가 싸늘히 입을 열었다.

“개새끼! 죽기 전에 네놈을 먼저 죽여 버리겠다.”

독침이란 말에 화가 난 민혁이 사나이를 노려봤다.

그 누구도 감당 못할 살기가 뿜어졌다.

 

‘으. 물건, 빠가야로....’

사나이는 민혁의 살기 띤 강렬한 눈빛에 주눅이 들었다.

자신의 상대가 아님을 알아챈 사나이는 삼십육계만이 살길이라 생각했다.

 

휘익--

촤르륵

“야야얍!”

 

사나이가 온힘을 다해 재차 암기를 날렸다. 두 개의 번뜩이는 암기가 민혁의 가슴을 향해 날아들었고, 그 순간 민혁은 오른손을 가슴에 모았다가 회전시키곤 기합소리와 함께 날아드는 암기를 향해 내뻗었다. 바로 그때 사나이는 왕사탕 같은 검은 물체를 바닥에 던지고 있었다.

 

펑-

별안간 펑 소리와 함께 뭉게구름 같은 연막이 뭉클거리며 주위로 퍼졌다. 그 사이 민혁이 쳐낸 암기가 연막을 뚫고 도망치는 사나이의 등에 꽂혔다. 사나이는 한차례 무릎을 꿇었다가 일어나 비틀비틀 어디론가 사라졌다.

 

“서라! 으...”

 

도망치는 사나이를 쫓아가려고 민혁은 발을 굴렀다. 

그 순간 정신이 어찔하고 발에 힘이 쑥 빠졌다.

피부에 상처가 났을 뿐인데도 얼마나 강력한 독인지, 몸으로 퍼지고 있다는 증거였다.

 

이를 구경하던 사람들은 입을 벌린 채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들은 단지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연막을 터트리고 도망치는 일본의 닌자와 암수에 당한 주인공의 앞일이 궁금할 뿐이었다.

 

“으··· 놈을 놓쳤어, 제기랄, 독침에 당했다면 빨리 암동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일단 운기로 퍼지는 독을 막아야한다.”

민혁은 사나이를 잡지 못한 것에 화가 났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의 몸부터 돌보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했다.

비틀거리며 바닷가로 걸어간 민혁은 바다를 마주해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제길랄, 사람들 때문에 오래 있지도 못하겠군.’

민혁은 자신을 지켜보는 사람들을 의식하곤 곧 자리를 떠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시각, 김성원은 정신없이 차를 몰아 수영로터리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이젠 어떻게 하지, 난, 죽일 놈이다. 며칠 내로 모든 것이 밝혀질 텐데, 동료들을... 내 자식들...”

김성원의 선택은 가족들을 죽일 수 없어 저지른 가장으로서의 의무였다. 허나 막상 일을 저지르고 나니 앞으로 닥칠 일들이 걱정이었다. 도저히 얼굴을 들고는 다닐 수 없을 것 같았다.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행한 일이었지만 정작 자식들이 이 사실을 안다면 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 생각만으로도 김성원은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쳐 죽일 놈! 무서운 놈! 내 죽어서도 네놈을 용서치 않을 것이다.”

김성원은 사나이에게 악담을 해대며 빨간 불이 들어온 것도 모른 채, 망미동 쪽으로 내 달렸다.

그때 해운대서 시내로 들어오는 일반버스가 갑자기 달려든 승용차를 피하려고 급부레이크를 밟았다.

 

끼-이익 쾅-

끼익- 콰쾅-

 

버스는 달려든 택시를 그대로 들이받았고 뒤따르던 승합차가 그 뒤를 받았다.

승용차는 옆 범퍼가 찌그러진 채 3미터나 밀려가 멈췄다.

다행한 것은 막 신호가 떨어진 후라 더 이상의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번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수영로터리는 한동안 교통지옥이었다. 이렇듯 한사람의 부주위로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교통사고, 특히 인명이 죽는 사고는 교통법규를 고쳐서라도 무겁게 처벌해야 그나마 교통사고가 줄어들 것이다.

 

---계속

진실은 가감없이 말했을 때가 진실인 것이다.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미래이자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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