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white tiger)

소설, white tiger 10

듬직한 남자 2011. 10. 22.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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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랑은 어린이들 희망입니다. 

석류

 

 

민혁은 돌기둥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에 잠겨있었다.

 

‘할아버지는 정말 대단하신 분이시다. 할아버지! 저 민혁이는 할아버지를 통해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아직은 할아버지 말씀을 전부 이해는 못합니다. 그렇지만 불의를 응징하고 정의를 위해 살라는 말씀으로 받아드리겠습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가르쳐준 무공은 거의 다 배운 것 같습니다. 내일은 할아버지와 약속한 대로 시범을 보이겠습니다. 히히’

민혁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히죽거렸다.

 

‘천무법은 정말 대단해... 대성을 이루려면 몇 년이 더 걸릴지도 모른다. 아니야, 그 끝이 없을 거야,’

 

민혁은 천무법의 첫 구결대로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리곤 숨을 멈춘 채 갈무리되었던 내공을 온 몸의 혈로 흘려보냈다. 그러자 내공은 거부반응 없이 순순히 혈을 타고 온 몸으로 퍼져나갔다. 이번엔 퍼지듯 흘러 나갔던 내공을 숨을 고르며 상단전에 끌어 모았다. 이어서 중단전으로 끌어 내렸다가 하단전으로 끌어드렸다. 이 또한 순순히 마음먹은 대로 단전에 모여들었다. 그렇게 십이주천(十二週天) 한 뒤, 제 2단계 구결대로 양손을 합장했다.

 

민혁은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몸속에 갈무리된 두 가지 기운을 양손으로 흘려보냈다. 뜨거운 기운은 오른손으로 차가운 기운은 왼손으로 흘려보내자 오른손은 붉게 변하기 시작했고 외손은 투명해 지기 시작했다. 오른손은 정말이지 뜨거울 정도로 열기가 났으나, 정작 민혁이 느낀 것은 따뜻하다는 느낌이었다. 왼손도 역시 얼음처럼 차가웠지만 시원하다고 느꼈을 뿐이었다.

 

할아버지로부터 역혈회류법(易穴回流法)이라는 절세대법(切世大法)을 받은 민혁은 환골탈태(換骨奪胎)가 되어 있었다. 또한 육신갑(肉身鉀)을 이룬 상태였다. 육신갑은 말 그대로 살가죽이 갑옷처럼 단단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렇다고 민혁의 살가죽이 갑옷을 입은 것처럼 딱딱하게 변했다는 것은 아니다. 살가죽은 더 없이 부드러웠으나 위기에 처하면 몸이 스스로 보호능력을 발휘함을 뜻했다.

 

민혁은 3단계로 나누어진 천무법을 무난히 마쳤다.

얼굴엔 더없이 만족한 기쁨이 어렸다.

 

천무법을 끝내자 몸은 날아갈 것처럼 가벼웠다. 정말이지 날수 있는 경지까지 달해 있었다. 그렇다고 새처럼 날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경지를 뜻했다. 적어도 10미터 이상 날듯이 건너뛸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마음먹고 달린다면 인간의 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민혁은 자신이 어느 정도로 대단한 경지에 도달한 것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했다.

 

짝! 짝! 짝!

 

“장하다.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을 것 같다.”

“그럼 시범을 보이지 않아도 되는 겁니까?”

“이놈아! 자신을 낮출 줄도 알아야지...”

“그 말씀은 명심하고 있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좋다. 지금부터 시범을 관전할 것이다. 실시하라!”

“내일이 아니고 지금이요.”

“말이 많다. 실시하라!”

 

짝-짝-짝--

 

민혁은 그동안 수련한 결과를 하나하나 펼쳐 보였다.

할아버지는 민혁의 성취도가 마음에 들었는지 시범을 보이는 내내 흡족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천무법 3단계의 시범이 끝났을 때는 마구 박수를 쳐댔다.

 

민혁이 천무법의 마지막 3단계에 이르러선 기합소리와 함께 바닥을 박차고 비상해 올랐었다. 무려 10미터를 날아올랐던 민혁은 유연하게 양팔을 벌린 자세로 유유히 내려왔다. 아니 절반쯤 내려온 순간, 공중제비를 하여 거꾸로 떨어져 내렸다. 그대로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지 아찔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민혁은 물구나무를 서듯 가뿐하게 내려섰다가 팔을 퉁김과 동시 몸을 회전시켜 똑바로 섰다. 기막힌 동작이었다.

 

사실 민혁은 공중으로 날아오른 그 순간에 손가락을 퉁겨 허공에다 지풍(指風)을 날렸었다. 자연스럽게 할아버지를 향해 지풍을 날린 것이었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눈은 피할 수가 없었다. 할아버지는 자신을 향해 소리도 없이 날아든 지풍을 손바닥을 펼쳐 가볍게 받아냈다. 그리곤 민혁이 무사히 바닥에 내려서자 흡족하여 박수를 쳤던 것이다.

 

“민혁아! 내말 명심해 듣거라!”

“예,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묵직하게 입을 열었고 민혁은 할아버지 말씀에 진지하게 대답했다.

 

“민혁아! 현시대에 대해선 나도 아는 바가 많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사회를 좀먹는 악한 무리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라를 위협하는 외세들이 또다시 준동(蠢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무력을 사용할지 다른 방법을 쓸지는 나도 모른다. 이점을 특히 명심할 것이다. 어쨌든 불순한 자들과 외세를 어찌해야할지는 네 스스로 판단하여 결정하라! 네 뜻을 존중해 줄 것이다.”

“할아버지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 천검은 어디 있습니까?”

“곧 보게 될 것이다.”

“.......”

 

잠시 고요가 찾아들었다.

 

‘민혁아, 이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쁘기 그지없구나, 나는 너를 믿을 것이다. 훗날이 되겠지만 영광의 그 날이 오면 그때는 너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 네 임무에 충실하길 빈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임무가 흡족하게 끝났음을 기뻐했다. 무엇보다도 민혁을 만난 것이 즐거웠고 자신보다도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민혁에게 감사했다. 특히 민혁에 대해 자신과 나라의 복이라 여겼다.

 

“민혁아! 네 몸에는 징표인 태극문양이 새겨져 있다. 그 징표는 네가 내보이고 싶을 때나, 너에게 위기가 닥치면 스스로 나타내 보일 것이다. 항시 그때를 조심해라!”

“징푠 줄은 몰랐지만 태극문양이 가슴에 나타난걸 보고 처음엔 놀랐었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 이젠 집에 갈 때가...”

“이놈! 사내놈이 그리 조급증을 내서야 어찌 큰일을 할 수 있겠느냐! 매사에 신중하고 급할수록 마음에 여유를 가져라 그렇게 일렀거늘...”

 

민혁은 불현듯 떠오른 어머니가 보고 싶어 집 얘길 꺼내고 말았다.

약속한 100일도 앞으로 이틀, 충분히 집 얘길 꺼낼 만도 했다.

하지만 추궁만 들었다.

 

“알지요. 하지만 날짜도 다 된 것 같고...”

“그래도 이놈이! 명심해라! 무슨 일을 처리하기에 앞서 몇 번이고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알겠느냐?”

“명심하겠습니다.”

 

민혁은 진심으로 할아버지에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따라 오너라!”

할아버지는 앞서서 돌다리를 건넜다.

‘이게 꿈은 아니겠지...’

 

민혁은 할아버지를 따라가며 볼을 다시 꼬집어 봤다.

문뜩 암동에서의 생활이 꿈속 같았기 때문이었다.

 

“민혁아! 말 안 해도 알겠지...”

 

서쪽 암벽 앞에 다다르자 할아버진 암벽을 가리켰다.

 

“예 할아버지!”

 

민혁은 암벽의 손자국에 오른손을 갖다 댔다.

 

그르르릉---

 

자동문처럼 암벽이 열렸다.

문이 열린 순간 황금빛이 눈부시게 쏟아져 나왔다.

민혁은 일시 눈을 감았다 다시 떴다.

 

“들어오너라!”

“예, 할아버지-”

“......”

 

“아니, 할아버지! 이게 다 뭐예요.”

“놀랄 것 없다. 수백 년 동안 불순한 무리들에게서 회수한 금괴들이다. 그동안은 선계의 법에 충실 한다고 사용도 못했다. 이젠 시대도 변했다. 앞으로 이곳 암동은 네 집이고 네가 주인이다. 그러니 이곳에 있는 모든 것들도 네놈이 알아서 사용하면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함부로 사용하면 아니 될 터...”

 

할아버지의 엄한 목소리엔 섭섭함이 깔려있었다.

 

동굴은 그리 크지는 않았다.

폭 7미터쯤 되는 원형 동굴이었고 중앙에 누런 황금 덩어리들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크기는 아기주먹 정도였다.

화폐가치로 환산한다면 어마어마한 액수가 될 것이었다.

 

“할아버지! 다 좋은데요. 이 암동은 실제로 존재하는 곳입니까? 아직도 저는 꿈속을 헤매는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

“민혁아, 너는 선택된 아이로 태어났다. 이것이 분명한 사실이듯 이곳도 먼 옛날부터 있었다. 따라 오너라!”

“......”

 

할아버지는 남쪽 암벽 앞에서 멈췄다.

 

“이곳은 훗날 네가 직접 열어 보거라!”

“뭐가 있는데요?”

“나도 열어보지 않은 곳이라 무엇이 들어있는지 자세히는 모른다.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도저히 감당 못할 위기에 처하거든 그때 열어 보거라!”

“그렇게 말씀하시니, 뭐가 있는지 더 궁금해지는데요.”

“어험! 네놈이 어리석지 않음을 내가 안다. 가자!”

“제길, 알았습니다. 알았어요.”

“......”

 

북쪽 암벽엔 3미터 높이의 제단이 만들어져 있었으며 일곱 개의 야명주가 북두칠성모양으로 암벽에 박혀있었다. 그리고 밑에서부터 12개의 계단이 제단까지 나있었다. 민혁은 수없이 이곳을 지나쳤지만 할아버지에게 저곳이 무엇 하는 곳인지 묻지를 않았다. 할아버지 역시 사전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

 

“따라 오너라!”

 

민혁은 할아버지를 따라 조심스럽게 계단을 올라갔다.

계단 위에 올라선 순간이었다.

엄숙한 기운에 의해 민혁은 숨조차 크게 내쉴 수가 없었다.

 

계단 위는 폭 5미터쯤 되는 정사각형의 공간이었다. 암벽엔 실물 같은 할아버지의 초상화가 걸려있었고, 그 앞엔 폭 2미터쯤 되는 돌기둥 제단이었다. 제단 앞에는 커다란 청동향로가 놓여있었다. 할아버지가 가볍게 손을 흔들자 향로에서 불길이 확 타올랐다. 그 외에 특별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단지 제단 중앙에 보기에도 예사롭지 않은 검이 손잡이만 남길 정도로 깊숙이 꽂혀있을 뿐이었다.

 

“민혁아!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라!”

 

민혁은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 순간 정수리에 할아버지의 손길이 느껴졌다.

 

“오늘부터 너는 진정한 수호자가 되었다. 천검은 민족혼을 일깨우는 나라의 수호신물로서 훗날 영광을 재현한 그 날에 뽑히게 될 것이다. 그 안엔 절대로 불순한 것들이 근접치 못하게 해야 할 것이다.”

“.......”

 

잠시 침묵이 흘렀다.

 

“민혁아! 너는 천검을 수호하는 수호자로서 나라의 동량으로서 숱한 고난을 당할 수도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득이한 일들도 겪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민혁아! 미래를 위해 주어진 임무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역사는 수레바퀴처럼 계속 굴러갈 것이다. 고난의 역사를 교훈으로 삼아라! 미래는 얼마든지 밝은 미래로 개척할 수가 있다. 부디 음지를 밝히는 등불이 되어라! 그 길은 멀고도 험한 여정이 될 것이다.”

 

할아버지의 목소리엔 거역할 수 없는 힘이 실려 있었다.

 

또다시 침묵이 흘렀다.

대략 5분쯤 지나갔다.

 

“그만 일어나라!”

“예, 할아버지!”

 

민혁은 천천히 일어나 공손히 머리를 숙였다.

 

“따라 오너라!”

“예,”

“.......”

 

계단을 내려간 할아버지는 암벽 앞에 멈춰서선 한참동안 암벽만 바라보고 있었다.

한 5분쯤 지났을까 할아버지의 입에서 엄엄하면서도 섭섭한 느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곳은 네가 수족처럼 부릴 인물들이 잠자는 곳이다. 나도 적들이 너무 강해 딱 한번 그들을 깨운 적이 있었다. 그들을 깨우는 방법은 이미 전수했으니 잘 알 것이다. 이것으로서 너에게 전수할 것은 모두 전수한 것 같구나.”

“할아버지! 지금 할아버지 심정이 어떤지 짐작이 됩니다. 정들었던 이곳을 떠나려니 섭섭한 거지요. 할아버지! 나도 할아버지와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네요.”

 

붉어진 눈시울을 감추려는 듯 민혁이 고개를 숙였다.

 

---계속

 

^(^,

날마다 치러야 하는 일상들

그 일상이 즐거우면 일 년이 행복하다.

 

 

^(^,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미래이자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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