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말과 글은 이야기

시인의 말 말들 7 / 이광수, 정약용, 서정경, 이규보, 최자

듬직한 남자 2024. 5. 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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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개요

2, 시인을 말들

3, 이공수, 정약용

4, 이야기

5,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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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란 정신의 떠오른 영화(英華) 요,(英華)요,

조화의 신비한 생각이다.

[서정경 徐禎卿]

 

2,

시에 아홉 가지 마땅치 않은 체격이 있으니,

이것은 내가 깊이 생각해서 스스로 터득한 것이다.

한 편 안에 고인의 이름을 많이 썼으니,

이것은 한 수레 가득히 귀신을 실은 체격이다.

고인의 뜻을 모조리 앗아다 쓴 것이 있으니,

용한 도적질도 오히려 옳지 못한데 도적질조차 용하지 못하니,

이것은 서툰 도적이 잡히기 쉬운 체격이다.

어려운 운을 달기는 했는데 근거(根據)한 곳이 없다면

이것은 쇠뇌를 당겼으나 힘이 모자란 격식이다.

그 재주는 헤아리지 않고 운을 번드레하게 달았다면

이것은 술을 제 양에 넘도록 먹은 격이다.

어려운 글자를 쓰기 좋아해서 남을 쉽게 현혹하려 했다면

이것은 함정을 파 놓고 장님을 인도하는 체격이다.

사연은 순탄하지 못하면서 끌어다 쓰기를 일삼는다면

이것은 강제로 남을 내게 따르게 하려는 체격이다.

속된 말을 많이 쓴다면

이것은 시골 첨지가 모여 이야기하는 체격이다.

기피해야 할 말을 함부로 쓰기를 좋아한다면

이것은 존귀를 침범하는 체격이다.

사설이 어수선한 대로 두고 다듬지 않았다면

이것은 잡초가 밭에 우거진 체격이니,

이런 마땅치 못한 체격을 다 벗어난 뒤에야 정말 더불어 시를 말할 수 있다.

[이규보 李奎報/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3,

무릇 시()는 뜻을 주장으로 하는데,

뜻을 갖추기가 제일 어렵고 사연을 엮는 것이 그다음이다.

뜻은 또한 기()를 주장 삼으니 기의 우열(優劣)에 따라 깊고 얕음이 있다.

그러나 기는 하늘에 근본 하여 배워서 얻을 수 없다.

그러므로 기가 모자라는 자는

글을 만들기에만 힘쓰고 뜻을 먼저 두려 하지 않는다.

대개 그 글을 새기고 치장함에 있어서,

구절을 단청(丹靑)하면 실로 아름답지만

그 안에 감추어진 깊고 무거운 뜻이 없어서

처음 읽을 때는 잘된 듯 하나두 번째 씹으면 벌써 맛이 없다.

[이규보 李奎報/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4,

세상에서 말하기를,

시는 문()의 쇠약한 것이요 율()은 시의 변한 것이라 하지만,

이것은 특별히 아로새기고 엮어 가는 공교함만을 가리킨 것뿐이다.

대체로 성정(性情)을 다스리고 풍속의 교화에 통달하는 일이

시 아니고 어디에 의지하겠는가.

[노수신 盧守愼/소재집 蘇齋集]

 

5,

무릇 남겨 두는 시는,

말은 간단하고 뜻은 극진한 것을 아름답다 한다.

그러므로 반드시 과장하거나 풍부하고 화려할 것은 아니다.

[최자 崔滋/보한집 補閑集]

 

6,

시라는 것은 기()를 주()로 한다.

()는 성()에서 나오고

뜻은 기에 의지하며 말은 정()에서 나온다.

정이란 것은 즉 뜻이다.

그리고 신기(新奇)한 뜻은 말을 만들기가 더욱 어렵다.

자칫하면 생경하고 난삽하게 된다.

그러나 문순공(文順公) 같은 이는

경사 백가(經史百家)를(經史百家) 골고루 열람하고

그 꽃다운 향기에 삶아지고 고운 채색에 물들여졌다.

그런 까닭에 그 말은 자연히 풍부하고 고와서

비록 새로운 뜻의 지극히 미묘하고 어려워서

형상하기 어려운 곳이라도

그 말이 곡진(曲盡)하고 다 정숙(精熟)하다.

대체로 표현하는 재주가 시정(詩情)을 이기면

비록 아름다운 뜻이 없더라도 말은 오히려 원숙하지만,

시정이 표현하는 재주를 이기면 말이 비근(鄙近)하고 산만하여서

아름다운 뜻이 있음을 알지 못하게 된다.

정과 재주가 겸비된 뒤라야 그 시는 볼 만한 것이 있는 것이다.

[최자 崔滋/보한집 補閑集]

 

7,

시평(詩評)에 이르기를,

()는 싱싱한 것을 숭상하고

말은 원숙(圓熟) 코자(圓熟) 하는데,

초학(初學)의 시는 기가 싱싱한 다음이라야

장년(壯年)이 되어서 기가 표일(飄逸)하고,

장년의 기가 표일한 다음이라야

노년(老年)이 되어서 기가 호탕(豪宕)하여진다. 하였다.

[최자 崔滋/보한집 補閑集]

 

8,

시라는 것은 사상의 표현이다.

사상이 본디 비겁하다면

제아무리 고상한 표현을 하려 해도 이치에 맞지 않으며,

사상이 본디 협애하다면

제아무리 광활한 묘사를 하려 해도 실정에 부합하지 않는다.

때문에 시를 쓰려고 할 때는

그 사상부터 단련하지 않으면

똥 무더기 속에서 깨끗한 물을 따라 내려는 것과 같아서

일생토록 애를 써도 이룩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천인 성명의 법칙을 연구하고 인심 도심의 분별을 살펴

그 때묻은 잔재를 씻어 내고 그 깨끗한 진수를 발전시키면 된다.

[정약용 丁若鏞/증언 贈言]

 

9,

대체로 두보(杜甫)의 시가 모든 시인들의 시보다도 으뜸인 점은

시경 삼백 편의 사상을 잘 계승하였기 때문이다.

삼백 편은 모두가

충신, 효자, 열부, 친우들의 측달충후 한 사상의 표현이다.

임금을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하지 않은 것은 시가 아니며,

어지러운 시국을

아파하고 퇴폐한 습속을 통분히 여기지 않은 것은 시가 아니며,

진실을 찬미하고 허위를 풍자하며

선을 전하고 악을 징계하는 사상이 없으면 시가 아니다.

그러므로 의지가 확립되지 못하고 학식이 순정하지 못하며

큰 도를 알지 못하고 임금의 잘못을 바로잡으며

백성을 이롭게 하려는 마음이 없는 자가 시를 지을 수 없다.

[정약용 丁若鏞]

 

10,

보기 좋은 미사여구(美辭麗句)를 모아 놓고

시라고 하는 것이야 비천한 잡배의 장난에 불과하다.

시는 선언이다.

만천하의 현재뿐 아니라

진미래제(盡未來際)까지의 중생에게 보내는 편지요,

선언이요, 유언이다.

[이광수 李光洙]

 

***

 

참으로 부끄러운 단야입니다.

마음을 비우는 법부터 배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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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심히 산다는 것은 복을 심는 일이다.

가족사랑이 행복입니다.

긍정의 삶으로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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