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개요
2, 장마
3, 어두운 시절의 자화상
4, 이야기
5, 결론
어두운 시절의 자화상
장마
글 / 단야(박완근)
중장비 앞세운,
철거반 몰려오듯 먹장구름이 몰려왔다.
포성 치듯 천둥 번개가 쳤다.
공동묘지처럼 산자락에 엎뎌있는 판자촌,
굵은 빗줄기가 갈비뼈처럼 갈라진 지붕으로 스며들고, 난리 통에 출동 나온 양동이 대야가 방안에 늘어서서 가난을 비웃듯 뚝뚝 떨어 지는 빗물을 받고 있다. 방구석에 비 맞은 들꽃처럼 떨고 있는 아이들은 겁에 질린 얼굴로 구세주 보듯 아버지 얼굴만 멀뚱히 쳐다보고, 흔들흔들 전깃줄에 힘겹게 매달린 백열전구마저 숨 깔딱깔딱거리다 꺼지고, 아버지는 어렵사리 촛불을 켜시곤 ‘내 탓이다. 내 탓이다.’ 자책하며 기관차 수증기 뿜듯 한숨만 푹푹 내쉰다. 그나마 두 개 남은 라면을 목숨 줄 챙기듯 거머쥔 어머니는 검게 그을린 냄비를 챙겨 버너에 불을 지피는지 목탁 치듯 탁탁 소리만 내신다. 무슨 일이든 다 자신 탓이라던 아버지는 안쓰러운 눈빛으로 어머닐 한참 지켜보시더니 불쑥 ‘우리도 이만 대피소로 내려갑시다.’ 한마디 하시곤 쉬이 그치지 않을 장마를 원망하며 동생들 업고 안고 앞장을 서셨다.
잠시 방을 둘러보신 어머닌 큰아들인 내 손을 꽉 붙들곤 머지않아 철거될 게딱지 같은 집을 나서며 눈물을 훔치신다. 아버지는 황토가 발길 잡듯 질퍽대는 언덕길을 천근 무게보다 더 무거운 삶을 짊어진 것처럼 휘청휘청 내려갔다. 그런 아버지 어깨를 사정없이 때리는 빗줄기가 내 눈엔 가진 자들의 행패처럼 밉게 보였다.
어머니 손에 끌려가던 나는 태산처럼 한없이 커 보이던 아버지가 별안간 작아 보여 울컥 복받친 눈물을 쏟았다. 그래도 집이 걱정되어 빗물 같은 눈물 쓱 훔치며 돌아다보니 게딱지 같은 집도 섧게 울고 있었다.
얄밉고 원망스럽던 장맛비는 밤사이 거짓말처럼 그쳤다. 하늘은 더없이 파랗고 햇볕은 대지에 충만하다. 그리고 대피소로 찾아온 철거반 책임자와 당당하게 맞서시는 아버지가 태산 같은 믿음으로 다가왔다.
“협상은 잘 되었다.”
아버지 말씀에 가족들은 한시름 놓았다.
물론 어머니가 제일 좋아하셨다.
^(^,
안녕하세요
어두운 시대의 자화상입니다.
요즘은 세상이 거꾸로 가나봅니다.
정치권 제발 정신들 차려야 할 텐데....
어설픈 낭송이지만 응원해 주세요.
가족과 이웃사랑이 행복입니다.
긍정의 힘으로 파이팅입니다.
'책과 시와 목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낭송 / 바다에는 말뚝 사내가 있다. (1) | 2024.09.30 |
---|---|
낭송 / 오솔길을 걸어봐요 (0) | 2024.09.29 |
낭송 / 일그러진 장미와 아이들 (0) | 2024.09.25 |
방황과의 이별 (1) | 2024.09.22 |
흑백 사진 (0) | 2024.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