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말과 글은 이야기

가을 묵화 / 배창호

듬직한 남자 2024. 9. 28.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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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개요

2, 가을 묵화

3, 배창호

4, 문제 이야기

5,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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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묵화

 

시 / 淸草배창호

 

조개구름 한 점 새털 같아도

자적하는 그리움은 쪽빛 일색이더니

시방 막, 소금 바다

메밀밭을 하얗게 덮고 보니

코스모스 농익은 춤사위

아람일 듯 벙싯한 네가 오늘따라 참, 곱다

 

산자락 억새 도리질하듯 나부껴도

부대끼며 살아가는 세월 어이하래야

갈 바람에 한 춤 옷깃을 여민대도

시절 인연의 덧없음을 어이 알 까마는

천변의 섶다리 보릿고개일 적 향수인데도

박넝쿨 남실대는 싸리 울타리는 옛말이 되었다

 

세상 탓으로 돌리려니 눈엣가시 같아서

미어질 듯 오방색으로 갈아입는 산하에

누울 때를 알고 있는 초연한 풀의 마음처럼

비바람 맞아가면서 버터 낸 마른 길섶에는

깊은 사색에 빠진 빨간 고추가

팔베개하고 하늘 향해 누워있다

 

***

 

초동문학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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