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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시와 목소리 32

장마

목차1, 개요2, 장마3, 어두운 시절의 자화상4, 이야기5, 결론 어두운 시절의 자화상장마​글 / 단야(박완근)​중장비 앞세운, 철거반 몰려오듯 먹장구름이 몰려왔다.포성 치듯 천둥 번개가 쳤다. 공동묘지처럼 산자락에 엎뎌있는 판자촌,굵은 빗줄기가 갈비뼈처럼 갈라진 지붕으로 스며들고, 난리 통에 출동 나온 양동이 대야가 방안에 늘어서서 가난을 비웃듯 뚝뚝 떨어 지는 빗물을 받고 있다. 방구석에 비 맞은 들꽃처럼 떨고 있는 아이들은 겁에 질린 얼굴로 구세주 보듯 아버지 얼굴만 멀뚱히 쳐다보고, 흔들흔들 전깃줄에 힘겹게 매달린 백열전구마저 숨 깔딱깔딱거리다 꺼지고, 아버지는 어렵사리 촛불을 켜시곤 ‘내 탓이다. 내 탓이다.’ 자책하며 기관차 수증기 뿜듯 한숨만 푹푹 내쉰다. 그나마 두 개 남은 라면을 목숨 ..

흑백 사진

목차 1, 개요2, 흑백 사진3, 박완근4, 이야기5, 마무리 흑백사진 흑백 사진​시 / 단야(박완근)​해마다 단장하던 초가지붕과 함석지붕이동녘을 바라보며 파랗게 웃을 때​외양간 송아지는 어미젖 빨다부산한 마당 멀뚱히 바라보고​병아리는 어미닭 구령에 맞춰삐약삐약 뒤뜰로 소풍 가는 아침​오늘은 우리 할배 회갑잔치라들뜬 마음에 뜬눈으로 밤새우고설날에만 입던 옷 차려입었네.​철이 할매 걸걸한 입담 들으며솥뚜껑 달구는 부침개 한쪽 얻어먹고친구들과 좋아라 했던 그 시절​할배 할매 나란히 앉아 큰절 받고예술가 뺨치듯 베레모 쓴 사진관 아재김치, 김치 웃으며 사진 찍던 그날이​초가집과 함석지붕이 사라진 세월만큼그리움 쌓인 먼지 털며 사진첩 보노라니파노라마처럼 내가 신나게 뛰어논다.​^(^,누구나 추억은 있습니다.흑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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