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1, 개요2, 장마3, 어두운 시절의 자화상4, 이야기5, 결론 어두운 시절의 자화상장마글 / 단야(박완근)중장비 앞세운, 철거반 몰려오듯 먹장구름이 몰려왔다.포성 치듯 천둥 번개가 쳤다. 공동묘지처럼 산자락에 엎뎌있는 판자촌,굵은 빗줄기가 갈비뼈처럼 갈라진 지붕으로 스며들고, 난리 통에 출동 나온 양동이 대야가 방안에 늘어서서 가난을 비웃듯 뚝뚝 떨어 지는 빗물을 받고 있다. 방구석에 비 맞은 들꽃처럼 떨고 있는 아이들은 겁에 질린 얼굴로 구세주 보듯 아버지 얼굴만 멀뚱히 쳐다보고, 흔들흔들 전깃줄에 힘겹게 매달린 백열전구마저 숨 깔딱깔딱거리다 꺼지고, 아버지는 어렵사리 촛불을 켜시곤 ‘내 탓이다. 내 탓이다.’ 자책하며 기관차 수증기 뿜듯 한숨만 푹푹 내쉰다. 그나마 두 개 남은 라면을 목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