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주머니와 노랑 주머니
꿈은 힘든 일도 즐겁게 만든다. 빨간 주머니와 노랑 주머니 시집가는 딸에게 어머니가 비단 주머니 둘을 주며 말했다. "빨간 주머니는 밤에 부부 싸움을 했을 때 열어 보고 노란 주머니는 낮에 부부 싸움을 했을 때 열어 보렴." 딸은 어머니가 별걱정을 다한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간절히 소망했던 결혼인데 무슨 싸움이 있으랴. 후훗 웃고 넘겼다. 그런데 살아 보니 차차로 불기가 들지 않는 방 윗목에 번지는 기 같은, 그런 눅눅함이 둘 사이에 번져 들기도 했다. 기어코 어느 날 밤에 부부 싸움이 일어났다. "지겨워, 지겨워" 하면서 건넌방으로 건너와 생각하니 어머니가 주신 주머니가 떠올랐다. 딸은 빨간 비단 주머니를 열어 보았다. 거기에는 쪽지가 하나 들었는데,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사랑하는 내 딸아,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