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개요
2, 행복한가
3, 권순자
4, 행복한 이야기
5, 마무리
손톱만큼도 없었던 삶의 자부심을 처음 느낀 순간
12월 19일, 대구 달서구의 72세 권분자 할머니는 그날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살면서 자긍심, 자부심은 손톱만치도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그 계약서를 작성하던 날만큼은 마음이 막 들떴었어요.”
그 날은 권분자 할머니가 기부 계약서를 작성하던 날입니다. 권 할머니는 스물일곱 살, 당시 비교적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한 후 아이를 임신하고 10여 년간 남편과 함께 대구의 여러 시장을 돌며 옷 장사를 했습니다.
쉬는 날 없이 매일 새벽같이 일찍 일을 나가야 했던 할머니는 좁은 단칸방을 옮겨 다니며 아이들을 키웠던 그 시절 참 힘들게 살았다며 그때를 회상하며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아들이 초등학교 6학년, 딸이 4학년 되던 해인 1992년 할머니 부부는 그간 옷 장사를 하면서 모은 돈으로 대구의 24평짜리 아파트로 이사했습니다. 할머니의 남편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 중개소를 차렸습니다. 할머니는 아이 둘을 키우는 데 전념했죠.
그러다가 11년 전부터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 사업에 참여했습니다. 이 사업은 여성 어르신이 유아 교육 기관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어린이들에게 우리 옛이야기와 미담 등을 들려주는 활동이었는데요. 할머니는 일주일에 세 번씩 어린이집, 유치원을 찾아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하루에 받는 활동비는 3만 원. 할머니는 이 돈을 한 번도 쓰지 않고 10년간 저축하여 무려 5000여 만원을 모았습니다.
이 밖에 생활하면서 아낀 돈을 틈틈이 저축해 1억원을 모았습니다. 돈 관리를 위해 통장도 5개 이상 가지고 다녔던 권 할머니. 할머니는 “돈은 가지고 있으면 쓰기 십상”이라며 ‘낭비란 절대 없다’는 생각으로 알뜰살뜰하게 살아왔습니다. 치약도 끝까지 쓰려고 끄트머리를 잘라 속에 남은 내용물이 없어질 때까지 3~4번은 더 쓰고 또 썼습니다.
할머니가 1억원을 기부하기 전엔 TV 광고를 보고 월 2만 원씩 소액 기부를 해왔습니다. 그 후 이야기 할머니 활동 등을 통해 받은 돈을 꾸준히 저축하면서 이 돈을 나중에 의미 있는 곳에 기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야기 할머니 활동 마지막 해인 재작년에 기부하려 했지만, 방법을 잘 알지 못해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딸의 도움으로 기부처를 찾게 되었고, 그 후에도 가족들이 큰돈을 기부한다고 말릴까 봐 한동안 알리지 않았습니다.
할머니가 그동안 모은 돈을 모두 기부할 것이라고 처음 주변에 알렸을 때 지인들은 놀랐다고 합니다. ‘차라리 그 돈을 생활비에 보태라’ 거나 ‘나이 들어서 뭐 하러 기부를 하나, 그 돈으로 편하게 여행이나 다녀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할머니는 애초 돈을 벌려는 목적이었다면 차라리 장사를 했지, 소소하게 모은 돈을 허투루 버릴 생각은 없었고 남편과 함께 번 돈이 아니라 내 힘으로 모은 돈을 의미 있는 곳에 쓰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할머니는 “언젠가 꼭 기부를 해봐야겠다고 꿈꿔왔는데 정말 이뤄내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며 실제 기부를 해보니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미소를 보였습니다.
최근 할머니는 기부에 그치지 않고 봉사 활동을 하며 제2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배우자,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잊고 지냈던 자신의 이름 석 자로 ‘제2의 인생’이 시작된 것 같다는 할머니. 지난해 10월엔 미혼모 시설을 방문해 아이들을 돌봤고, 올해 4월엔 중증 장애인 시설을 찾아 자신의 기부금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보았습니다. 할머니는 젊었을 적 다양하게 기부 못 해본 게 아쉽고 훗날 재산을 사후에 기부하는 ‘유산 기부’도 해보고 싶다는 따뜻한 소망을 내비쳤습니다.
“평범하게 사는 사람도 마음만 먹으면 큰돈을 기부할 수 있다는 걸 주변에 알려보고 싶었어요.”
- 권순자 할머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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